[사설]機械에 밀린 '섬유도시 大邱'

입력 2008-04-23 11:13:12

대구지역 기계산업의 약진이 돋보인다. 반면 전통산업인 섬유의 위상은 점차 낮아지고 있어 지역의 산업구조 개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본부세관의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 1/4분기 기계류 수출액은 2억7천4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 2억4천800만 달러로 22%인 섬유류를 제쳤다. 지역 수출 '절대 강자'인 섬유를 뛰어넘어 수출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2001년 대구지역 수출의 14%를 차지했던 기계류가 몇 년 사이 지역의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수출효자' 품목으로 여겨져 온 섬유류는 2001년 53%에서 매년 5% 포인트씩 하락, 기계류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섬유류 수출은 그동안 중국의 급부상으로 국제 유통가격이 하락,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나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고기능성 제품 개발 등 사업 다각화로 화섬직물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중에는 대구경북지역의 수출이 전년 대비 27%나 증가, 섬유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분석이 팽배했다. 그런데도 기계류 수출이 섬유를 앞질렀으니 상대적인 성장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기계류 수출은 자동차 부품 수출이 앞장서고 있다. 특히 수송장비의 수출이 15%를 차지, 기계류와 합칠 경우 40%로 대구지역의 수출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수출 시장의 32%가 중국이어서 앞으로 시장 영역 개척에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제 지역의 주종산업이 급격히 바뀌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섬유가 푸대접받는 풍토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산업 다변화 차원에서 기계와 섬유의 균형적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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