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생애 첫 세이브를 따냈다고 해서 야구팬들 사이에 화제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소속인 그는 어제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서 3이닝 동안 홈런 두 개를 포함, 3안타 2실점하는 부진한 투구를 하고도 팀의 승리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강력한 선발투수였던 그가 구원투수로 나섰다가 두드려 맞고 팀이 얻어 놓은 점수 덕분에 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찬호는 지난 1994년 한양대 3학년 재학 중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 진출, 국민의 열광적인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많은 어려움을 착실하게 극복하고 2000년 18승 10패라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2001년 15승 11패 호성적과 함께 자유계약 선수 신분을 얻은 그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계약에 6천500만 달러라는 최상급 대우로 이적했다. 그러나 텍사스로 이적한 이후 그는 슬럼프에 빠져 거액의 연봉값이 부끄럽지 않으냐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박찬호는 절치부심 화려한 부활을 노렸으나 그날은 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329경기에 등판 113승 88패 홀드 4개의 자랑스런 기록이 무색하게 2군으로 떨어지거나 쉬거나 갈 곳이 마땅찮아 고심하기도 했다. 슬럼프가 아닌, 피할 수 없는 노쇠로 설명해야 할 조짐이 아닌가 한다. 결국 선수로서의 그의 생애 전성기는 2000년 초반부였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박찬호와 같은 시절 미국에 진출해서 크게 활약했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는 최근 소속팀 캔자스시티 로열스로부터 방출됐으나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14년 만에 일본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40세인 그의 퇴락도 노쇠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은 2군으로 강등됐다. 타격 난조 때문이다. 이승엽은 연부역강한 만큼 부진을 털고 곧 일어설 것이다. 요미우리는 때마침 2군 연수코치로 들어온 삼성 라이온즈 출신 김종훈을 이승엽의 전담 파트너로 붙여 부활을 독려하는 한편 대폭발과 같은 확실한 성과를 내야 1군 복귀가 가능하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프로세계는 냉정하다. 부침은 피할 수 없는 순리다. 최고의 프로세계에서 최고의 업적과 영욕을 누린 이건희 삼성회장의 은퇴 또한 순리라 해야 할까.
김재열 심의실장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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