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종합철강 이주환 대표의 고향 사랑

입력 2008-04-23 09:01:47

폐교 위기 처한 모교에 5년째 '아름다운 기부'

"번 만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과 이왕이면 어려움에 처한 고향의 학교와 고향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구시 북구 노원동에서 철강회사를 운영하는 이주환(59·대성종합철강대표)씨.

이씨는 몇년 전 우연히 고향의 영천정보고가 재정이 어려워 폐교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를 지켜야한다고 결심했다. 어려움이 무엇인가를 알기 때문이었다. 그때(2004년)부터 5년째 이씨는 전교생의 급식비와 장학금,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거금을 내놓고 있다.

또 선생님들의 사기가 높아야 학생들의 사기도 높아진다고 판단해 지난해는 선생님의 해외여행 경비도 지원했다.

이런 이씨의 '고향사랑'에 힘입어 당시 14명에 불과하던 신입생이 2006년 46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60명을 훌쩍 넘었다. 1개 반을 다 채우지 못하던 학급수도 올해는 2개 반이 됐고 학생도 꽉 찼다.

그는 학창시절 지독한 가난으로 중학교(신녕중)를 졸업한 뒤 서울로 상경,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야간고등학교를 다녔다.

자신은 공부를 못 마칠 정도의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후배들만은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는 게 고향학교와 후배들을 돕게 된 계기다.

그는 요즘 고향 후배들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에게 도움을 받은 수십명의 후배들이 그 고마움을 편지로 써 보내왔기 때문이다.

"선배님 덕분에 장래 희망인 태권도장 관장의 꿈을 계속 키워가고 있어요. 열심히 공부해 앞으로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앞으로 잘 지켜봐 주세요."-1학년 편승태

"제 꿈은 소방관인데 선배님을 보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1학년 이종수

"선배님 저는 장래 희망이 개그맨입니다. 선배님이 어렵게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고 저 역시 어려운 가운데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사랑합니다."-1학년 정옥진

여기다 자신의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학생들이 같은 해 대구와 영천시내에 진학한 학생들에 비해 대학진학률이 현저히 높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즐거움은 더욱 크다.

그의 고향사랑과 후배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학교의 숙원인 기숙사 건립과 장기적으로 영천정보고가 자립형사립고로 지정될 수 있도록 졸업생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환 씨는 "어려움 속에서도 후배들이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크게 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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