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휴업, 올핸 어떡해?

입력 2008-04-23 09:53:49

대부분 13일 재량휴업…15일은 거의 정상수업

"촌지 무서워 스승의 날에 수업 못하랴."

지난해까지만 해도 5월 15일(스승의 날)은 거의 모든 학교가 휴업(休業)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 학교들이 정상수업을 한다.

대구시교육청은 5월 15일 휴업하는 학교는 초교 1개교, 중학교 16개교, 고교 4개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북 또한 지난해와 달리 상당수 학교가 휴업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승의 날 휴업 관행은 2006년 촌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초·중·고교장협의회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이날을 자율 휴업일로 정했고 상당수 학교가 이에 동참하면서 비롯됐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승의 날에 휴업한 학교는 초교 204개교(전체 205개교), 중학교 88개교(120개교), 고교 28개교(87개교)였다. 지난해 경북도의 휴교 학교는 초교 325개교(전체 500개교), 중학교 168개교(전체 297개교), 고교 73개교(전체 199개교)였다.

올해는 왜 바뀌었을까? 학교들의 재량휴업으로 인해 5월에 쉬는 날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재량휴업은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학기 중 일정기간 휴업하는 날을 잡는 것으로 올해 대구경북 대부분 학교들이 석가탄신일 다음날인 5월 13일(화)을 재량휴업일로 잡았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초교 205개교, 중학교 112개교, 고교 69개교가 13일을 휴업일로 정했다. 13일 학교가 쉬는데 하루 지나 15일에 휴업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경북 또한 사정이 비슷하다. 도교육청 초등교육과 이숙현 장학사는 "400여개 초교가 5월 초에 단기방학을 계획하고 있는데 상당수 학교는 5월 15일에 또다시 휴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들의 인식변화도 한 요인이다. 얼마 전만 해도 스승의 날에 들뜬 분위기로 인해 수업이 잘 되지 않았고 촌지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고심도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구의 한 고교 교장은 "굳이 스승의 날 휴업을 해서 교사들의 사기를 꺾을 필요가 없다. 촌지문제에서 학교들이 상당 부분 자유로워졌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