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1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아키히토 천황 내외를 면담한 뒤 5박7일간의 미국·일본 순방을 마치고 특별기편으로 서울로 향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한미동맹을 '21세기 전략적 동맹'으로 한단계 격상시키는 한편 한일정상 셔틀외교를 복원시키는 등 적지않은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다만 이 대통령의 방미 중 쇠고기협상이 전격 타결돼 국내 축산 농가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귀국 후 행보에 부담이 적잖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20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자 일본 의전팀과 취재진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한 현지 소식통은 "일본에서 태어난 이 대통령에 대해 일본인의 관심이 매우 높으며 이 대통령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전직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등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언. 다만 미국에는 나흘간 머문데 반해 일본에는 귀국길에 들리면서 하룻밤만 머물고 떠나는 것에 대해 섭섭해 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는 것.
○…도쿄 한 호텔에서 이날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 맨날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며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과를 해야 진정한 사과지 억지로 한 사과는 사과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 요구 등) 다른 요구는 없지만 경제협력을 실질적으로 더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그리 멀지 않은 역사 속에서 마음 상한 일도 있었다"며 "과거를 잊을 수 없지만 그러나 과거만 가지고 오늘을 살고, 더더욱 미래를 살 수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캠프데이비드 방문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1박하고 긴 시간 함께 보내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한미관계가 놀라울 정도로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로라 부시 여사가 음식 하나하나, 잠자리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겨주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이 정도 하는 것이 뭐가 고맙냐고 아주 동양적인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캠프 데이비드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분의 솔직함이 좋고 낙관적인 비전을 좋아하고 여러가지 가치를 좋아한다"고 이 대통령을 치켜 세웠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북의 인권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아주 어려운 가족들의 얘기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굉장히 아팠다"고 말했다.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이것은 한국 소비자에게도 좋은 소식, 미국 생산자에게도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대 온실 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부시 대통령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합리적 이성적으로 국제 기후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며 "G8에 갈 때 모든 국가들의 진지한 노력을 통해 효과적인 전략에 참여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희망한 것.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국제 협정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국 인도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말해 중국 인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년 급증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도쿄에서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