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고 얕보면 큰키 다쳐요"
'창단 5년, 평균 키 163cm, 자체 선수 선발, 외부 후원 전무.'
지난해부터 각종 전국 대회를 휩쓸고 있는 상주여중 농구부의 모습이다. 대회 때마다 농구협회 관계자들은 이들의 거침없는 우승 퍼레이드에 도무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상주여중(교장 박명선) 농구부는 지난해 제36회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시작으로 제37회 추계전국농구대회 우승, 2007 춘계 농구연맹기 옥천대회 준우승 등 창단 5년만에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1월 경남 사천에서 열린 '2008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배대회'에서 우승기를 거머쥐더니 15일 전북 군산에서 끝난 '2008 연맹회장기 전국 남녀 중고농구대회'마저 우승해 2연속 전국 패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특히 군산대회에서는 경기종료 2초를 남겨 두고 45대46으로 뒤져 우승을 거의 포기했던 순간 팀 주장인 김은지(3년·15)가 쏘아올린 3점 버저비터가 골 그물망을 통과,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이어져 학부모들과 선수단, 학교 관계자들이 얼싸안고 한바탕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명운 농구담당 교사는 "창단 역사는 짧지만 매번 경기때마다 선수들의 강한 의지와 코치의 우수한 지도력이 어우러져 우승 드라마를 연출해내고 있다"고 했다.
12명으로 구성된 이 학교 선수단의 평균 키는 타 학교 선수들에 비해 5~10cm이상 작다. 160cm에도 못 미치는 선수도 있을 만큼 왜소하다. 하지만 이들은 끊임없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강한 체력과 빠른 몸놀림을 장점으로 갖춰 장신의 숲을 경기 내내 쉼없이 헤집고 다닌다.
임인수(37) 코치는 "선수들의 신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체력과 스피드를 택했다. 연습 시간을 늘려 체력을 보강하고 팀워크의 밀도를 높여 공수 전환의 템포를 한층 빠르게 다듬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또 상대 팀 선수들이 후반으로 갈수록 급격한 체력 저하로 움직임이 둔화되지만 상주여중 선수들은 경기 종료때까지 쉴 새 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학부모들의 열성적 응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체력 관리는 물론 응원, 경기 전력 분석까지 도맡아오고 있다.
상주시농구협회 김홍구 회장은 "지도자의 처우, 지역민들의 후원 등이 열악한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선수들이 대견스럽다"며 "지역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후원으로 선수와 지도자가 연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