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600억 들여 인재은행 운영

입력 2008-04-17 09:18:00

李대통령 고향사람 찾으려해도 어떤 인재가 어디있는지 몰라 포기?

포항에서 600억원짜리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국내외 각계에 진출해 있는 포항 출신 지도급 인사들을 찾아내 인맥지도를 그리고, 이들을 횡적 네트워크로 묶은 뒤 포항과 관련된 특별한 사안이 생길 때마다 뽑아 쓰고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의 포항시장학회를 대폭 확충, 인재를 청소년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이던 지난 1, 2월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고향사람'들을 찾았으나 누가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 중용하지 못했다는 후일담에서 나온 비방(秘方)이다.

4·9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포항 북)은 요즘 보좌진과 측근들을 총동원, 중앙 부처 및 주요 대학과 연구소·기업 등 사회 각계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포항 출향인사들을 찾고 있다. 명단 파악작업이 끝나면 300억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 가칭 '포항스타재단'을 설립해 평소 교류하고 필요하면 도움을 주고받는 인재은행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정지역 출신 인재들을 하나의 밴드로 묶는 작업을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뜻대로 된다면 막강한 '인재풀'이 탄생하게 된다.

'포항스타재단'이 이미 사회에 진출한 기성세대 관리를 통해 포항의 비상대응능력을 키우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포항시가 추진하는 장학회 확충전략은 '주니어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포항시는 최근 경제계 인사들을 주축으로 장학기금조성추진위(공동대표 최무도·최영우·이형팔)를 구성, 3년 이내에 기금을 300억원 정도로 늘리기 위한 모금에 나섰다. 포항시가 50억원을 더 내기로 하고, 경북도와 정부에도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지원의사를 밝힌 지역 기업과 출향인사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생에게 연간 100만원, 대학생은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무도 위원장은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10년, 20년 뒤 지역 발전을 담보하는 것"이라며 "장학금 수혜자는 별도로 관리해 지역인재풀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타재단이나 장학기금조성추진위 측이 크게 믿고 있는 포스코가 기금규모 1천400억원이 넘는 청암장학재단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모금 진척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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