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오버뮬러 '이번엔 뭔가 보여줘'

입력 2008-04-15 08:42:55

▲ 삼성의 용병 선수인 크루즈(위)와 오버뮬러.
▲ 삼성의 용병 선수인 크루즈(위)와 오버뮬러.

9승4패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가 15일부터 인천에서 3연전을 치르는 가운데 삼성의 두 외국인 선수 제이콥 크루즈와 웨스 오버뮬러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3연전 뿐 아니라 남은 시즌 수차례 넘나들 고비에서 이들의 활약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삼성의 숙제는 공격력 강화와 선발 투수진 정비였다. 삼성이 고민 끝에 내놓은 답은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뛰어난 공격력(타율 0.321 22홈런 85타점)을 선보인 크루즈와 선발 요원으로 오버뮬러를 데려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두 선수 모두 코칭스태프에게 완전히 신뢰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크루즈의 문제는 장타력(장타율 0.261). 선구안은 여전히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안타라고는 1루타가 전부여서 장거리포를 기대했던 삼성의 의도와는 거리가 있다. 오버뮬러는 1일 LG 트윈스전(5이닝 1실점)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가 6일 우리 히어로즈전(6과 1/3이닝 1실점)에서 호투한 뒤 12일 한화전에서 다시 2이닝 6실점하는 등 널뛰기 피칭을 하는 중이다.

그 여파로 일부에서는 벌써 외국인 선수 교체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지만 그것은 서둘 일이 아니다. 어느 팀이나 불안 요소는 있기 마련인 데다 현재 투·타에서 삼성의 페이스도 괜찮은 편. 시즌 126경기 중 고작 13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잘 굴러가고 있는 마차의 바퀴를 새 것으로 바꿔 다는 모험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물론 당초 계산과는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 크루즈의 경우 수비 진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크루즈가 우익수 대신 1루수를 맡게 됨에 따라 외야수 한 자리가 빈 것. 그러나 크루즈 덕분(?)에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기대주 최형우와 신인 허승민이 출장 기회를 더 얻고 있고 또다른 기대주 박석민은 1루수 대신 자신이 원하던 3루수로 주로 뛰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조급증을 내지 말고 크루즈와 오버뮬러에게 믿고 맡길 시점. 지난 시즌 초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부진했던 클리프 브룸바(우리)도 결국 제몫을 해냈다. 게다가 새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장담할 수 없다. 삼성 관계자도 "두 선수에게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벌써 교체한다는 것은 이르다. 좀 더 두고 본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SK 와이번스와 3연전은 초반 상위권 판도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일전이다. 여전히 신바람을 내고 있는 선두 롯데 자이언츠(10승3패)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피차 2승1패를 노려할 상황이다. 중심 타선에 설 크루즈와 선발 로테이션상 등판이 예상되는 오버뮬러가 난적 SK와의 승부를 통해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지 흥미를 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