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黃金分割(황금분할)은 긴 부분과 짧은 부분의 길이의 비가, 전체와 긴 부분의 길이의 비와 같아지도록 분할해서 나누어진 두 부분의 비가 1.618대 1인 경우를 말한다. 정오각형의 같은 꼭짓점을 지나지 않는 두 개의 대각선은 서로 다른 쪽 대각선을 황금분할한다. 이를 黃金比(황금비)라고도 한다.
황금분할은 고대 그리스에서 발견되었고, 가장 조화가 잡힌 상태를 일컫는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설에 응용됐던 황금분할은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조형예술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음악 영역에서도 작곡에 활용한 예가 있다. 엽서, 담뱃갑이나 명함 등은 두 변의 比(비)가 황금비에 가깝다. 사진을 찍을 때도 보기 좋은 구도를 황금분할로 여긴다. 요즘엔 생물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이상적인 구도로 나뉘었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정치권에서도 같은 의미로 황금분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팽팽한 다자 간 분할을 허용하는 구도가 형성됐을 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최초의 與小野大(여소야대) 국회였던 지난 13대 총선 때 여당인 민정당은 125석으로 과반을 얻지 못했다. 당시 김재순 국회의장은 4당 의석구도를 민의가 결정한 '절묘한 황금분할'이라고 했다.
18대 총선 결과를 두고도 황금분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3대 81, 18, 14… 의석 수 분포로는 가히 황금분할이라 할 만하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에 과반 의석을 안겨 주었지만 과반을 겨우 넘어서게 했다. 야당에도 필요한 만큼만 표를 줬다. 여당에 압승을 주지 않은 것은 한나라당 독주에 대한 견제 민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일은 열심히 하되 독선에 빠지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진보진영은 참패했지만 몰락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한나라당을 견제할 힘은 갖게 됐다. 친박연대의 돌풍으로 한나라당 내 비주류인 박근혜 전 대표가 親李(친이) 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의 균형도 이뤘다.
정치권에서는 각료 인선 파동, 지역민들의 정서를 외면한 공천 등 일방적인 독주는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이 같은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 아성이라는 영남지역에서 친박연대 및 무소속 후보의 약진은 민심을 외면한 한나라당 일방 독주를 경계하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경고다.
홍석봉 중부본부장 hsb@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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