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꽃들이 산에 가득하고 가을밤에 달이 누각에 가득하다.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가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날며 구름이 그늘을 짓고 태양이 빛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찌 다함이 있을까-이황의 도산십이곡 중에서.
퇴계가 노래한 영남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남 옛길 1천㎞가 오는 2015년까지 생태탐방로로 복원된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 주변에는 역원, 주막도 함께 꾸며져 옛 사람들의 흥취를 자연스레 느낄 수 있게 조성된다.
경북도는 건전한 생태탐방문화 확산을 위해 8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영남 옛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전국에 약 2천500㎞의 생태탐방로를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연계된 사업이다.
생태탐방로란 수려한 자연과 생태적 배경을 가진 문화역사자원을 쉽게 찾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도록 도보 위주로 조성된 길을 뜻한다. 등산이나 트레킹, 자전거 하이킹 등과 달리 별다른 장비 없이 가족과 함께 걸으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복원 대상은 영남대로(문경새재~상주~청도), 영남우로(죽령 옛길), 영남좌로(추풍령 옛길), 괘방령(김천), 계립령·이화령·토끼비리(문경), 관동대로(울진~평해), 십이령길(울진~봉화), 조선통신사길(문경새재~경주), 낙동강 예던길(안동~구미~고령), 동해안길(경주~울진), 간고등어길(영덕~안동), 우산국 옛길(울릉) 등이다.
사업 첫해인 올해는 안동 퇴계 오솔길과 봉화 청량산 예던길 연결구간(20㎞)을 시범사업으로 복원한다. 굽이치는 낙동강을 끼고 도는 안동 퇴계 오솔길은 퇴계 이황 등 조선시대 문인들의 기행문 배경이 된 곳이다.
경북도는 탐방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태탐방 해설가를 양성, 배치하고 해설표지판·조망시설·탐조대·자연학습장 등도 조성할 방침이다. 또 다양한 지역 정보를 담은 생태탐방 포털 사이트도 구축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이와 관련, 향토사학자·대학교수·시민단체 대표·종교계 인사 등 각계 전문가 15명이 참여하는 '영남 옛길 복원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하고 오는 17일 문경새재에서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남일 경북도 환경해양산림국장은 "옛길 복원은 기존에 남아있는 길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일자리 창출 및 농촌지역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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