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국회 지역 정치권의 과제는] (상)갈등 치유

입력 2008-04-11 10:54:12

지역발전 10년만의 기회…분열의 골 메우기부터

4·9총선이 대구경북에 남긴 상처는 컸다. 한나라당 친이측이 주도한 공천 물갈이가 민심에 의해 거부되면서 지역정치권은 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친이와 친박으로 갈라진 지역 정치권의 화합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또 지역 출신 대통령의 탄생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고 있는 지역경제 살리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력도 길러내야 한다.

총선에 앞서 한나라당은 대구경북의 3선 의원 전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격렬한 반발이 일었지만 한나라당은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친이측과 친박측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 데로 깊어졌다. 낙천한 현역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친박과 친이간의 경계선은 더욱 확연해졌다. 대구경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분열상의 치유가 시급하다.

◆분열된 지역정치권=지역정치권의 정치력이 급속하게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에서는 한나라당 당선자가 8명이지만 친박연대 소속도 4명에 이른다. 경북에서도 한나라당 소속이 9명,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 5명, 순수 무소속 1명으로 제각각이다. 지역현안에 대한 당정 협의조차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친박연대 박종근(달서갑) 의원과 친박무소속 이해봉(달서을) 의원이 4선 중진이 되었지만 아직 한나라당 바깥에 있어 지역정치권을 아우를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6선이 된 홍사덕 당선자 역시 지역정치권과의 접목과 뿌리내리기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6선의 원로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라는 점 때문에 전면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 5선의 중진의원이 된 친박연대 김일윤 당선자는 지금까지의 의정활동 성적을 감안하면 그가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 영향력에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이들이 선수에 걸맞은 위상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에 복당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그러나 복당문제는 각 정파간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민감한 정치적 문제다. 이들은 출마하면서 복당을 공언했지만 한나라당이 곧바로 받아줄 것 같지는 않다.

당적이 다른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힘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측이나 친박 당선자측 모두 이같은 한계를 잘 알고 있다.

◆한나라당=한나라당으로서는 복당문제보다 급한 것이 당조직 정비다. 한나라당은 강재섭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대로 전당대회체제로 전환한다. 조기전당대회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도당조직도 새로 정비해야 한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김광원 경북도당위원장의 후임을 뽑아야 하고 직무대행체제인 대구시당위원장도 선출해야 한다.

도당위원장 후보로는 3선의 김성조, 이병석 의원이 물망에 오른다. 두 사람 중 중앙당의 당직이나 국회직을 맡지않는 의원이 도당위원장을 맡을 공산이 크다. 당체제 정비가 우선이기 때문에 시도당 정비는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재선급 도당위원장설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시당위원장 역시 재선급에서 맡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친박계가 더 많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시당위원장도 친박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에서 비롯된다. 친박계는 중앙당에서는 비주류지만 대구에서는 주류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이와 관련 이명규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은 조만간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 당선자들을 망라한 지역내 당선자와 대구시간간의 당정협의 자리를 마련, 지역현안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지역정치권의 화합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당문제가 해결되기 전이라도 지역현안해결에는 힘을 모아야 된다는 이유에서다.

◆친박측=친박연대 박종근 의원과 친박무소속 이해봉 의원은 복당을 원하고 있다. 4선이 된 자신들이 한나라당에 들어가야 지역 좌장으로 지역현안 해결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중앙정치권에 지역목소리를 대변하는 중진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이 조기전대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복당은 당분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면서 한나라당의 입장정리가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역입장에서 보면 한나라당이 친 한나라당세력인 친박의원들을 흡수하느냐 여부에 따라 현안 해결의 추진력에 적잖은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의 최다선 의원이 된 홍사덕 당선자는 "대구의 한 지역구의원이 아니라 대구경북이라는 큰 틀에서 공동의 발전방안을 찾는데 앞장서겠다"면서 지역정치권의 영향력확대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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