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投기업만 기업이냐?" 역차별에 우는 향토기업

입력 2008-04-11 09:44:56

▲ 구미국가산업 4단지에 조성된 외국인투자지역 전경. 제공·구미시
▲ 구미국가산업 4단지에 조성된 외국인투자지역 전경. 제공·구미시

오는 6월 구미국가산업4단지 내 22만9천㎡에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 제조공장 착공 등 구미에 총 3억달러를 투자하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은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공장 부지 임대료 50년간 100% 감면 혜택을 받는다. 4단지 분양가가 3.3㎡당 49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엑손모빌은 338억원 상당의 공장부지 값을 면제 받는 셈.

여기에다 국세(법인세·소득세) 5년간 100% 감면, 관세·특별소비세·부가가치세 3년내 100% 감면, 도세(취득세·등록세)·시세(재산세) 15년간 전액 면제 등 세제감면 혜택과 고용보조금·교육훈련 보조금 지원 등 많은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엑손모빌 공장이 정상가동하면 신규 일자리 창출은 250여명 정도이고, 추후 협력업체 등 고용유발효과까지 합쳐도 1천100여명 정도라는게 구미시의 전망. 현재 4단지에는 개별·단지형을 모두 합쳐 85만8천여㎡ 부지에 10개 외국인투자기업(이하 외투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전체 고용인원은 2천100명 정도이다.

외투기업의 고용인원이 국내기업에 비해 다소 적은 것은 첨단기술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구미시측은 설명했다. 반면 4단지에 입주하는 국내기업은 부지 임대료 혜택이 없는 등 외투기업과 비교해 혜택이 훨씬 적다.

수도권과 지방기업 간의 차별도 있어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 역시 외투기업에 버금가는 세제감면 혜택을 받지만, 지방기업은 도세(취득세) 100% 감면과 시세(재산세) 5년간 전액 감면 혜택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최근 국내 토종기업 역차별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드세지고 있다. 토종기업이 하나 둘씩 해외로 빠져나가는 부작용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1만2천여명의 사원을 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장병조 부사장(공장장)은 지역경제인 간담회 등에서 "지방기업 육성 등 국내기업에게도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자주 역설한다.

구미상공회의소도 "이같은 차별정책은 토종기업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신규투자 기피 요인이 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의 신규투자 및 증설분에 대해선 외투기업이나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때 처럼 각종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미상의는 토종기업 역차별 해소에 관한 건의문을 작성, 관계기관에 보내고 있다.

지역경제인들은 "자본·기술 유치도 좋지만 엄청난 국비가 투입된 공장용지를 외투기업에 그냥 내주는 건 상대적으로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을 저하시켜 해외로 빠져나가는 원인이 된다"며 "외투기업에 대해 각종 혜택을 줄여나가는 것은 중국 대만 등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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