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쉽고 친숙하게 다가온다"

입력 2008-04-10 07:06:35

▲ 포항문화예술회관이 마련한
▲ 포항문화예술회관이 마련한 '해설이 있는 현대미술기획전'

"박종규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망망대해에 표류하는 돛단배가 떠오릅니다. 현대사회의 복잡한 체계 위에 떠 있는 나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나와 현실의 관계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지난 7일부터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해설이 있는 현대미술 기획전'을 찾은 관람객들은 전문가들의 친절한 설명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림이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미술이 추상화, 상징화되면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가 대중과의 소통 부재였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미술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포항문화예술회관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를 마련했다. 그 첫 행사인 '해설이 있는 현대미술 기획전'이 16일까지 개최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재료가 미술의 소재로 등장하는 현대미술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이번 기획전 주제는 '재료편'이다. 깡통을 통해 놀이충동을 일깨워주는 박용우 작가와 아크릴, 사진, 호일을 작품 소재로 사용하는 박종규, 동판과 흙을 통해 바다 이미지를 연출하는 오건용 작가가 초대됐다. 해설은 류완하 동국대교수, 배종헌 위덕대교수, 김갑수 작가와 허정선 포항문화예술회관 전문위원, 초대 작가들이 번갈아 맡는다. 포항문화예술회관은 특정 주제를 정한 뒤 주제에 맞는 작가를 초빙하는 '해설이 있는 현대미술 기획전'을 주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054)270-5483.

국립대구박물관도 심도 있는 전시해설을 위해 '큐레이터와의 대화' 시간을 신설했다. 오는 10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30여분간 진행되며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이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등을 돌며 하나의 주제를 두고 관람객들과 교감의 시간을 갖는다. 053)768-6051.

또 문화나눔 옻골도 현대미술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강좌를 준비했다. 비판적 접근 방식으로 현대미술 작품을 접하고 현대미술 역사를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첫 강좌는 10일 오후 7시 '미술, 현대미술에 대한 의문'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다. 현대미술이 대중과 멀어진 이유와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미술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강의가 이뤄진다.

6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열리는 강좌는 '서양미술의 유입과 정체성 혼란', '박정희와 김종필 그리고 한국적 모더니즘', '20세기 후반 현대미술의 상징 이우환, 박서보, 백남준', '확장된 표현-미디어시대-갈수록 어려워지는 현대미술' 등의 주제로 구성된다. 강의는 (사)민예총 대구지회 부지회장이자 작가인 최수환씨가 한다. 053)422-1382.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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