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우주인은 구 소련의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이다. 공군 중위였던 가가린은 1961년 4월 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 상공을 일주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그의 우주비행은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을 촉발했고 결국 1969년 7월 20일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가가린은 불행하게도 1968년 3월 27일 비행 훈련 중 추락해서 3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집중적인 훈련을 받은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우주로 향한 이소연씨의 모습은 밝고 당당했다. 그녀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36번째 우주인 배출국, 7번째 여성우주인 배출국이 됐고 자신은 세계 49번째, 아시아 2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등극했다.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한달 전만 해도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될 가능성이 없었다. 작년 9월 5일 결정된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인은 고산씨였다. 그러나 러시아연방우주청이 고산씨가 훈련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탑승자 변경을 요구함으로써 이소연씨에게 뜻밖의 기회가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최종 탑승자 선발에서 탈락했지만 전혀 흔들림 없이 훈련에 매진해왔고, 그 열정으로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라는 행운을 안았다. 만약 탑승자에서 탈락하고 허탈감과 피로 누적으로 훈련을 이탈했거나 소홀히 했다면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 계획이 순탄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녀의 당당함과 열정이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고 한국의 우주계획을 원만하게 진행하게 만든 것이다.
2006년 7월 한국 첫 우주인 후보자 공모에는 의욕에 찬 남녀노소 3만6천206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최종 선발된 고산씨와 이소연씨는 과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한국인이라 해도 과언 아니다. 그러나 고산씨는 규정을 어김으로써 다시 없는 역사적 기회를 놓쳤다. 최고의 한국인으로서도 흠집을 남긴 셈이다. 그러나 그는 우주선에 탑승하는 이소연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오늘 총선을 통해 새 국회의원들이 선출된다. 정치인들도 우주를 바라보는 미래지향적 당당함을 갖추기 바란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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