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4대 개표 포인트는?

입력 2008-04-09 10:40:27

①대구 서구 '朴 vs 姜 대리전' 승자는?

대구 서구의 선거전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현 대표간 대리전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서구는 전국적인 관심지역이 되고 있다. 친박연대의 홍사덕 후보와 출마하지 않은 강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종현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박 전 대표와 강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갈리는 등 향후 정치지형 변화의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선거 결과에 가장 마음 졸이고 있는 사람은 정작 출마 후보가 아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일 가능성이 높다. 공천 잡음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6선의 꿈을 버렸지만 서구 결과에 따라 '지옥과 천당'을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구에서 이 후보가 당선되고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획득할 경우 강대표의 위상강화는 물론 차기 대권을 향한 행보도 순풍을 탈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과반의석 획득에 실패하거나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서구에서 이 후보가 패배할 경우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당대표 자리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상태라 운신의 폭은 매우 좁아질 수밖에 없다. 또 자신이 내리 5선을 한 지역구를 전략공천된 친박연대 후보에게 내주는 것 자체로 강 대표의 당내 입지 약화는 물론 대구경북의 맹주라는 목표도 물건너 갈 수 있다.

반면 홍 후보는 이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대구지역 최다선(6선)으로 정치권에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고 향후 대권을 향한 박 전 대표의 행보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홍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 비례대표 2번의 친박연대 서청원, 친박 무소속 김무성 후보와 함께 '박근혜 전위부대' 구성이 가능하고 박 전 대표 역시 당내는 물론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강력한 원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패배할 경우 홍 후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 박 전 대표도 치명타를 입게 된다. 홍 후보의 경우 지난 17대 총선과 2005년 10월 재보선에서 패한 터라 이번에도 낙선한다면 부활이 힘들게 되고 박 전 대표 역시 친이는 물론 강재섭계와 치열한 당권다툼을 벌여야 한다. 출마후보들의 운명은 물론 강 대표와 박 전 대표, 나아가 한국정치 지형의 변화가 서구의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지역 유권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②달서 '親朴벨트' 파괴력은?

이번 4·9총선에서 대구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곳이 이른바 '친박벨트'의 핵심인 대구 달서구다.

달서벨트의 총선결과는 '친박정서'와 '친한나라당 정서'라는 두가지 유사한 지역정서의 향배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달서갑, 달서을, 달서병 등 달서구 3개 선거구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지역구인 달성군에 인접하고 있는데다 '친박'인 박종근(달서갑) 이해봉(달서을)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구도를 형성했다. 초반에는 박풍이 일면서 친박정서가 강했지만 선거막판 한나라당의 당조직이 집중되면서 친한나라당 정서도 꿈틀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달서갑의 친박연대 박종근 후보 측은 "달서구 유권자들 사이에 한나라당 정서가 강하지만 박풍 때문에 이탈표가 적지않다"며 박풍의 우세를 자신하면서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때 박 전 대표가 이 지역에서 70%나 득표했던 박풍이 이번에도 휩쓸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을의 친박 무소속 이해봉 후보 측도 "우리 지역에는 박 전 대표를 지지한 한나라당 탈당 당원들이 많이 있는데다 한나라당 공천에 대한 비난여론도 높아지고 있어 친박정서가 강세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권용범(달서을) 후보 측은 "친박정서는 막판들어 주춤해진 반면, 한나라당 정서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친박 성향 후보들이 당선 후 한나라당에 복당하겠다는 점을 부각시킴에 따라 친 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유권자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한나라당과 출마후보 및 여론조사전문가 등의 분석을 종합하면, 달서갑에서는 친박정서와 한나라당 정서가 팽팽했던 반면, 달서을에서는 친박정서가 더 강했고, 달서병에서는 친한나라당 정서가 더 주효했다. 또한 막판에 접어들면서 친박정서는 정체되거나 하락세였던 반면, 친한나라당 정서는 다소 상승세를 탔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달서구 3개 선거구가 서구와 더불어 대구지역 12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의 독주 체제를 저지할 수 있느냐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꼽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달서벨트의 선택이 주목된다. 친박정서의 위력은 박 전 대표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적 위상과 행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③전략공천 5명 생존율은?

한나라당이 전략공천한 대구경북지역 총선 후보는 배영식(대구 중·남구)·유재한(달서병), 이철우(김천)·석호익(고령·성주·칠곡)·이재순(구미을) 후보 등 5명이다. 전략공천이란 이들 지역에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당의 '전략적' 판단이나 필요에 의해 다른 지역에 공천신청한 인사나 전문가를 영입, 공천하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당의 전략공천은 성공적이었을까. 한나라당은 배 후보와 유 후보, 석 후보의 경우 지역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전략공천했다고 밝혔다. 여성인 이 후보에 대해서는 구미갑에서 공천탈락했지만 여성후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이들 가운데 배, 유 후보는 당선안정권에 들어가 있는 반면, 석 후보는 친박 무소속 이인기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고 김천의 이 후보는 3선 단체장출신의 무소속 박팔용 후보에게 다소 밀리고 있다. 또 구미을의 이 후보 역시 다소 열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친박성향 후보들과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배 후보는 박근혜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자유선진당 곽성문 후보와 무소속 이재용 후보의 도전을 받고있고 유 후보는 친박연대 조원진 후보 등과 대결하고 있다.

이들 전략공천 후보들의 생환여부는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역내 맹주다툼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또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강 대표가 대구지역의 전략공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들 중 몇 명이 살아남느냐에 따라 강 대표의 당내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이들이 모두 당선되면 향후 지역 정치권에 대한 강 대표의 장악력이 높아지면서 차기 대권을 향한 행보가 가벼워질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에는 강 대표의 정치적 위상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지역 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강화되면서 지역 정치권이 급격하게 박 전 대표의 영향력 아래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전략공천된 5인방의 생존율에 따라 강 대표와 박 전 대표의 역학관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들의 생환여부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4·9 총선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④'나홀로 무소속'은?

친박이 아닌 '나 홀로' 무소속 후보들의 생환 여부도 대구경북 총선의 관심사다.

대구경북 무소속 대부분이 친박 무소속을 표방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에 기대고 있지만 '나 홀로' 무소속 후보들은 필마단기(匹馬單騎)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나 홀로' 무소속 후보들은 참여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대구경북의 정치권을 헤쳐나가기가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나홀로' 무소속 중 안동의 김광림 후보가 당선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다.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김 후보는 한나라당 허용범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후보는 경제전문가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고, 안동 김(金)씨 문중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경제전문가답게 '기업·관광객·도청을 유치하고, 농림축산업·상공업·재래시장을 살려서, 일자리·소득·인구를 늘리자'는 안동경제개발 3-3-3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또 독일인이자 한국인인 방송인 이참(전 한국명 이한우)씨가 지원 유세를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양·영덕·봉화·울진에 출마한 무소속 김중권 후보도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나라당 강석호 후보와 일전을 벌이고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김 후보는 16대 총선에서 현 김광원 한나라당 경북도당 위원장에게 19표 차로 패배한 바 있다. 대법원의 재검표까지 거쳤을 만큼 패배가 믿어지지 않았던 그는 이번만큼은 그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 후보 측은 "현재 자체판단으로 박빙승부를 벌이고 있다"며 "반드시 승리해 국회에 입성하겠다"고 했다.

대구 중·남구의 무소속 이재용 후보의 선전여부도 관심거리다. 남구청장을 두번 지냈고 참여정부에서 환경부 장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바탕으로 표심을 파고 들고 있다. 그는 '철새론·텃새론' 전략으로 전략공천된 한나라당 배영식 후보를 공략하고 있다.

수성을의 무소속 유시민 후보도 '나 홀로'를 표방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릴 정도로 참여정부 실세그룹의 일원이었던 그는 '대구 남자 유시민'을 슬로건으로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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