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에서 대구경북에는 사실상 야당이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비한나라당은 엄청난 당력 저하를 보였다. 당선 후 한나라당 입당을 공언하고 있는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 의원들이 그나마 한나라당 독주 견제라는 지역 내 야당의 염원을 대신 지켜줄 주자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1당인 통합민주당의 모습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 2명·경북 4명 등 6명의 후보를 내는 데 그쳤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대구·경북 27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으며 이강철·이재용 후보 등이 30%대 득표율을 올릴 정도로 선전한 것과 비교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전 열린우리당 출신 장관이나 의원들을 포함한 지역 내 야당 유력인사들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비례대표 신청으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재용, 유시민 후보 등은 무소속이라는 제3의 길을 선택, 당력의 위축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에다 선거를 이틀 앞둔 7일엔 김성현 대구시당 공동위원장이 당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하면서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는 '사태'도 생겼다.
통합민주당 대구시당의 이재관 당 사무처장은 "앞으로 지역에서 재기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며 "당이 이렇게 된 원인조차 모를 정도로 어렵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자유선진당은 지난 대선 때 대구경북에서 20% 가까운 지지율을 얻은 '이회창 브랜드'가 총선에선 효용가치를 잃으면서 당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 당초 한나라당 공천파동에 따른 탈당 의원들의 이삭줍기를 하겠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당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판국이다. 당 사무총장인 곽성문 후보조차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가 '통곡했다'며 친박 정서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구본항(북갑)·정동희(동을) 후보 역시 낮은 당 지지도와 인물 인지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당 관계자는 "이회창 총재는 여전히 이 지역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이런 지지도로는 지역에 뿌리 내리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민주노동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종북(從北)주의 청산을 둘러싼 당 내분으로 조직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출마 후보들은 인지도나 지지도 모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영재 대구 선거대책본부장은 "정당 득표율을 두자릿수 이상으로 끌어올려 비례대표 1석이라도 더 건져오도록 돕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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