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11시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공연장에선 의미 있는 공연이 열렸다. 저녁시간대에 공연을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이 기획한 '브런치 오페라'가 첫선을 보인 것.
기대가 컸던 탓일까. 공연을 관람한 130여 관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관객들의 불만은 몇가지로 요약된다. 제일 먼저 왜 첫작품이 '목소리'였는가이다. 헤어진 남자를 못 잊어 자살을 선택한 여인의 두가지 자아를 담은 오페라 '목소리'는 죽음을 소재로 한 만큼 상당히 무거운 작품이었다. 비교적 가벼운 오전의 공연으로는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낮부터 기분이 언짢아지네요. 브런치 오페라 첫작품으로 왜 목소리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어요." 우울한 표정으로 식사를 하던 한 관객의 말이다. 이에 대해 김홍승 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연습 없이 바로 공연할 수 있는 작품이 이것뿐이었다"고 궁색하게 답했다.
중요한 기획의도 중 하나였던 '오페라의 대중화'란 측면에서도 점수를 얻지 못했다. 관객들은 45분 공연이 끝났지만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히 연출과 기획의도, 작품에 대한 설명 등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다리다 못한 안내 도우미들이 일일이 돌아다니며 공연 종료를 알렸고 관객들은 그제야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샌드위치와 다과를 곁들이며 공연 감상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도 빛이 바랬다. 좁은 식당에서 샌드위치를 받아간다고 우왕좌왕하는 순간 연출자의 마이크 소리가 들렸고 질문을 하라는 이야기도 언뜻 스쳐갔다. 하지만 좁고 시끄러운 식당에서 이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관객은 아무도 없었다. 질문하는 사람 역시 없었다. 이에 대해 김 관장은 "진한 분장을 한 연기자들과 관객들의 만남을 차마 주선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의 불만을 잘 추슬러 애초에 밝힌 대로 대구 공연문화에 획기적인 변화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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