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현장 푸른색 일색…"누가 누군지 헷갈려"

입력 2008-04-04 09:58:33

▲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주요 정당과 무소속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차량, 플래카드까지 4·9총선 관련 대구경북 선거운동 현장이 온통 파란색 일색이다.
▲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주요 정당과 무소속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차량, 플래카드까지 4·9총선 관련 대구경북 선거운동 현장이 온통 파란색 일색이다.

'너도나도 파란색.'

총선이 종반전으로 가면서 대구경북이 온통 푸른 물결로 뒤덮이고 있다. 주요 정당의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차량, 플래카드까지 한마디로 선거운동 현장이 온통 파란색 일색이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정당들이 하나같이 파란색을 내세워 선거전에 임하고 있는데다 통합민주당, 창조한국당 등도 선거운동 현장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 여기다 안동의 김광림 후보 등 무소속 출마자들까지 파란색을 내세우고 있고, 전국 245개 지역구 전체에 후보를 낸 평화통일가정당도 당 상징색이 파란색 계통인 연두색이다.

2004년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은 노란색, 한나라당은 파란색, 민주노동당이 주황색, 구민주당이 녹색을 각각 당의 상징색으로 채택해 정당별로 색채 대비가 선명한, 화려한 선거운동이 펼쳐졌던 것과는 정반대 풍경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유권자들이 헷갈리는 경우도 다반사. 일부 시민들은 "바람선거에 후보 간 판박이 공약 때문에 누굴 찍을지 고민 중인데 색깔까지 비슷해 더욱 헷갈린다"고 혼란스러워했다.

이에 따라 각 정당·후보 간 때아닌 색깔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원조 '파란색'을 자처하는 한나라당 관계자는 "선진당이든 친박연대든 다 '짝퉁 한나라당'아니냐"며 "당 상징색까지 베껴 한나라당의 후광 효과를 노리려는 얄팍한 수작"이라며 불쾌해 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 측은 "파란색이 전통적으로 보수의 상징인 만큼 불가피한 면이 있다"며 "진정한 보수라는 측면에서 보다 진한 파란색을 쓰고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박연대측도 "파란색이 한나라당만의 전유물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노당만이 파란색 계열이 아닌 주황색을 상징색으로 쓰고 있지만 지난 총선 때와 달리 별도 유니폼을 맞추지 않아 사복을 입고 다니는 후보들도 적지 않아 분간이 어렵다. 이에 대해 각각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표밭을 누비고 있는 무소속 이재용 후보와 유시민 후보 측은 "총선용 '급조정당'의 등장으로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을 대변하는 상징색이 점점 차별성을 잃고 한나라당색인 파란색 일색으로 변하고 있다"며 "출마 명분과 정치적 신념과 원칙이 뚜렷한 만큼 노란색과 붉은 색깔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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