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복합 선거구 "고향사람 뽑자"…小지역대결 구도

입력 2008-04-03 11:02:37

영양·영덕·봉화·울진과 고령·성주·칠곡, 군위·의성·청송, 문경·예천의 공통점은 2~4개 시·군이 하나로 묶여진 복합선거구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선거를 치를 때마다 어김없이 지역대결양상이 나타났다. 이번 4·9총선에서도 선거구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소(小)지역대결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후보들이 인구수가 적은 지역 출신일 경우, 인구가 많은 지역출신 인사들이 무소속 등으로 출마, 지역정서를 파고 들고 있다. 투표에서도 이 같은 성향이 그대로 표출될지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소지역대결 구도에도 불구하고 친한나라당 정서는 이들 지역의 선거판세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즉 자기 지역 출신 후보에 대한 동향 사람들의 지지와 친한나라당 정서가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이 이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양·영덕·봉화·울진에서 한나라당 강석호 후보가 부친의 고향인 영덕의 표심에 기대고 있다면 무소속 김중권 후보는 울진 지역 유권자들의 결집을 승리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 두 지역 유권자는 8만명으로 영양과 봉화의 4만6천명의 두배에 가깝다. 이에 따라 두 후보는 출신지역을 기반으로 득표활동을 펼치고 있고 울진과 영덕에서도 '고향사람을 뽑자'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김 후보는 울진지역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고령·성주·칠곡 선거구의 경우는 칠곡이 고향인 친박 무소속 이인기 후보와 성주 출신인 석호익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칠곡 유권자수가 월등히 많아 한나라당 간판을 내건 석 후보가 고전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군위·의성·청송 선거구에는 한나라당 김동호 후보와 무소속의 정해걸 후보가 각각 의성의 서부와 동부지역을 거점으로 소지역대결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의성의 인구가 5만3천명으로 군위(2만3천명)와 청송(2만5천명)보다 많아 선거구도는 의성에서 판가름날 수밖에 없는데다 의성의 서부와 동부로 표심이 나뉘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김 후보의 고향은 다인으로 서부쪽이라면, 정 후보는 동부쪽인 옥산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한나라당 지지성향표가 어디로 결집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독특한 선거구도다.

문경·예천에서도 두 지역으로 표가 갈렸지만 이번에는 한나라당 이한성 후보와 무소속 김수철 후보가 각각 예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표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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