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님 한나라당을 위해 지원유세에 나서 주십시오'
1일 서울 및 경기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들이 당 기자실에 나와 이같은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면서 박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간곡하게 요청했다. 권기균, 유정현 후보 등 한나라당 후보들은 "친박연대 후보들이 박 전 대표의 사진을 올려놓고 마치 자신들이 한나라당 후보인양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후보들을 위해 지원유세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형식은 호소였지만 내용은 박 전 대표가 친박연대를 간접지원하데 대한 강력한 항의였다는 것이 당안팎의 해석이다.
공천파동의 중심에 서있는 이방호 사무총장도 이날 오전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박 전 대표가 그들(친박후보)에 대해 호의적인 그런 심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친박연대가 출마해서 피해를 보는 우리 출마자들도 있는데 이들은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박 전 대표의 이름을 파는 등의 일에 대해 분명한 입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의 말에는 '해당행위'라는 표현이 들어있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해당행위라는 뜻이 강하게 내포돼 있었다. 수도권에서의 총선결과가 여의치않을 경우, 화살을 박 전 대표에게 돌릴 수도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 당안팎의 관측이다.
이에 박 전 대표측은 강하게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공천잘못을 거듭 지적했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으면서 염치없이 유세를 해달라고 난리를 치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강재섭 대표는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박 전 대표를 압박하는 것에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다. 그는 1일 오후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서주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를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을지 시간을 두고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제 나름대로 복안을 갖고 시간을 봐가면서 좋은 방법으로 하겠다"고 했다.
강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박 전 대표 스스로 지원유세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지 그를 몰아부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직 마음이 아픈 상태인데 덥석 (유세)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강 대표가 주말이나 늦어도 내주초쯤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2차 지원유세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강 대표가 박 전 대표를 전격방문, 지원유세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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