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만큼 더 열심히…공부 재미 쏠쏠해요"

입력 2008-04-02 10:52:12

"대구보건대 구정분·영숙 자매 "우린 왕언니"

왼쪽부터 구정분·영숙 자매와 금현아·윤영미 모녀.
왼쪽부터 구정분·영숙 자매와 금현아·윤영미 모녀.

"공부하는 데 나이가 중요한가요? 처음 입학했을 때는 걱정도 됐지만 지금은 젊은 학생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대구보건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한 구정분(62)·영숙(54) 자매와 건강다이어트과 윤영미(43)씨는 한달 만에 이 학교 '명물'이 됐다. 처음엔 지긋한 나이에 시작한 대학 생활로 주위의 시선을 끌었지만 점점 공부에 재미가 붙은 지금은 동급생 사이에서 '왕언니'로 통하고 있는 것. 이들은 "자식뻘 되는 젊은 학생들과의 대학 생활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학과 공부는 물론 리포트 작성에도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구씨 자매가 대학 문을 두드리겠다고 결심한 것은 2년 전이다. 집 근처 한문학원에 다니던 이들은 배움에 대한 열망을 주체할 수 없어 무작정 검정고시에 도전했다. "초등학교 졸업장밖에 없었지만 언니가 대학 진학을 시도해보자고 해 검정고시에 매달렸지요." 이들 자매는 공부한 지 1년 만에 중등과정과 고등과정을 통과한 뒤 올해 이 대학 사회복지과에 나란히 합격했다.

딸과 함께 건강다이어트과에 다니고 있는 윤씨도 다른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늦깎이 대학생. 24년 만에 학교 수업을 듣게 됐지만 그동안 관심이 많았던 대체의학 공부에 대한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그는 "집이 경산이어서 통학하는 데 매일 1시간 이상씩 걸리지만 배움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며 "게다가 딸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 든든하고 졸업 후에도 같은 분야에 진출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했다.

대구보건대 명물인 이들 늦깎이 대학생들은 "늦게 시작한 공부이니만큼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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