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재고용·위치 추적 휴대폰 인기
이혜진, 우예슬양 납치살해에 이어 여자 초교생의 납치 미수사건이 발생하면서 부모들이 '아이 납치 공포증'에 휩싸여 있다.
◆아파트 경비원 "컴백"
31일 오후 12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상인동 월서초등학교 앞은 하굣길 자녀들을 마중나온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회사원인 김인현(35·여)씨는 "TV에서 납치미수 사건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당분간 점심을 거르고 학교 앞을 지킬 계획이다. 아예 아이를 위해 직장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부모들은 등하굣길 동행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고 불안해했다.
경비원을 줄이거나 근무시간을 축소 조정한 아파트 단지들은 돈을 더 내고라도 경비원을 재고용하겠다는 태세다.
달서구 월성동의 L아파트는 부녀회를 중심으로 경비원을 새로 두는 것을 고민중이다. 김모(39)씨는 "출입문이 열고 닫힐 때 괴한이 갑자기 뛰어 들어오면 속수무책"이라며 "낯선 사람의 출입을 봉쇄하기 위해 각 동마다 경비원을 두도록 주민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수성구 한 아파트 주민은 "최저임금제 때문에 자정~오전 6시에는 경비원을 세우지 않았는데 이달부터 월급을 10만원 더 주고 경비를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아파트사랑시민연대 측에 따르면 관리비 상승으로 경비원 대신 CCTV로 전환한 대구의 아파트는 100여개에 달한다. 신기락 사무처장은 "CCTV로 범죄를 막는데는 효과가 떨어져 경비원을 재고용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휴대폰 골목 "북적"
31일 오후 3시쯤 중구 휴대폰 골목에는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가게를 찾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초등생 딸을 둔 이현옥(34·여)씨는 "비싼 요금 때문에 그동안 망설였는데 너무 불안해 휴대폰을 사주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통신회사에도 휴대폰 위치추적 등 어린이 안전 상품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KTF 대구마케팅본부 김현진 과장은 "위치추적이 가능한 아이서치 부가 서비스와 아이 러브 요금제 문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대구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16세 미만) 건수는 2006년 84건에서 지난해 111건으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들어 아동 대상 범죄가 지역, 시간, 지위·계층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동사건의 신고를 받고 곧바로 수사에 착수키로 방침을 정했고, 대구교육청도 유괴 등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교장, 교사 연수를 강화하고 있다.
대경대 경찰행정학부 하정용 교수는 "CCTV 설치를 늘리고 범정부 차원의 아동범죄 근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내 자식을 돌본다는 마음으로 전국민 감시체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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