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1호 中사무소 개설 '만만디' 벽에

입력 2008-04-01 09:40:09

"만리장성 높네~"

국내 은행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앞다퉈 해외로 나가고 있는 가운데 대구은행도 지난해 해외진출을 선언했으나 '1차 목표'로 선정한 중국 사무소 개설조차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증권사 신설 등을 통해 덩치 키우기 경쟁을 벌이는 것과 동시에 해외진출도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구은행은 해외진출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조바심을 내고 있다.

대구은행은 당초 지난달 31일까지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상하이 사무소 설립을 위한 '인가'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인가 통보가 결국 오지 않았다. 인가 시한인 6개월이 지나도록 중국 측이 대답을 해오지 않은 것.

대구은행은 일단 2개월전 중국측 요구로 보완 서류를 제출, 규정상으로는 이때부터 다시 6개월의 시한이 시작되는 것인만큼 약 4개월쯤 시간이 더 있어 인가를 받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측이 '만만디 작전'으로 나오자 애를 태우고 있다.

대구은행은 이미 지난해 8월초 재정경제부로부터 중국 사무소 설립을 위한 승인을 받은 뒤 중국 상하이 은행감독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았으나 중국 중앙정부의 인가를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당시, 이르면 2007년안에 늦어도 올해 1, 2월엔 상하이 사무소 '테이프 컷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 터여서, 계획 추진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 셈이다. 대구은행은 이미 상하이에 사무실을 얻고 부장급 직원까지 파견해놓은 상태다.

중국에서는 사무소 개설 2년뒤에야 지점 설립을 통한 영업이 가능, 사무소 개설이 늦어지면 그만큼 영업 출발도 늦어지는 것.

대구은행 측은 "중국 정부는 지금 현재 중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은행이 너무 많다고 보고 있다"며 "결국 이에 부담을 느껴 인가를 늦추고 있는것 같은데 시간의 문제이지, 인가가 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부산은행도 칭다오에 사무소를 내기 위해 대구은행과 같은 절차를 밟아왔으나 부산은행 역시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중국 사무소 개설 인가가 나면 베트남 호치민에도 사무소를 낸 뒤 베트남에서의 영업도 준비할 방침이다.

한편 지방은행들이 해외진출에서 '소걸음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과는 달리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경쟁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고 있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등 9개국에 지점 4곳과 현지법인 2곳, 사무소 3곳을 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신한은행은 11개국, 우리은행은 12개국, 외환은행 19개국, 하나은행 8개국, 기업은행 6개국에 진출을 하고 있는 등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려는 노력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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