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정년보장(테뉴어)을 신청한 교수 상당수를 내쳐 대학 사회에 충격파를 던졌다. 서울대는 어제 대학본부 인사위원회를 열고 심사 대상자 39명 중 10명을 정년보장 심사에서 탈락시켰다고 밝혔다. 당초 정년심사 대상자 56명 중 17명이 스스로 심사를 유보한 것을 포함하면 심사 대상자 가운데 절반가량인 29명만 정년심사를 통과한 셈이 된다.
서울대는 이번 정년보장 심사에서 그동안 단과대학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하던 관행을 깨고 본부 심사를 강화해서 탈락자를 확대했다. 심사에는 외부인사까지 참여시켜 논문 편수뿐 아니라 논문의 수준과 논문을 발표한 학술지의 권위 등도 심층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 조치는 교수직이 더 이상 철밥통이 아니라는 선언과도 같다. 그동안 서울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명대학 교수들은 전임강사로 채용되면 별 무리 없이 자동 승진을 하며 정년을 보장받았다. 이로 인해 고인 물은 썩는다는 비판이 학내외에 일어왔다. 경쟁력 없는 교수들이 차지한 학교의 미래는 뻔하다.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국가 경쟁력까지 추락시키게 될 것이다.
서울대가 관행의 틀에서 벗어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최고의 대학다운 용단으로 평가한다. 이미 KAIST가 지난해 정년심사에서 교수 15명을 무더기 탈락시켰고 올 들어서도 연구실적이 부진한 교수 6명의 재임용을 거부함으로써 무사안일에 빠져있던 교수 사회를 긴장시킨 바 있다. 일부 대학에선 교수평가를 공개하는 등 대학에 전례없는 개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고 글로벌 기준을 따라잡기 위한 대학들의 노력은 더 한층 강화돼야 한다. 이는 국'공립, 수도권'지방을 불문한 시대의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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