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電子 구미기술센터' 건립 약속 지켜야

입력 2008-03-27 11:11:10

삼성전자 '구미기술센터' 공사 재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지역경제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장병조 부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지금은 구미기술센터 공사를 재개할 시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앞장서 구미에 휴대전화 R&D센터 건립을 추진해왔고, 지난해 3월 기공식까지 주도한 당사자가 '공사 재개 불가'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구미기술센터는 첫삽을 뜬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다. 연건평 12만㎡(3만8천평)에 5천여명의 연구원을 수용할 초대형 기술센터가 착공하자마자 기업 내부적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온 것은 불가사의하다. 그래도 대기업의 '약속'인 만큼 늦어지더라도 언젠가는 이행될 것으로 믿었던 지역민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 얘기가 달라지니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극단의 불신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미의 젖줄이다. 지난해 구미 수출 350억달러의 약 절반을 차지한 것만 봐도 그렇다. 구미가 곧 삼성이고, 삼성이 곧 구미라는 인식이 뿌리내린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부사장의 발언은 베트남 휴대전화 공장 착공과 맞물려 있어 구미 사업장마저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낳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도 이익 추구라는 '기업 논리'를 떠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한번 약속한 것을 하루 아침에 뒤집는 식으로 우리나라 최고 기업의 신뢰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삼성이 윤종용 부회장과 대구시장, 경북지사 등 지역의 최고 기관장을 초청해 화려한 기공식을 가져놓고 이제 와서 '용두사미'식으로 얼버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 삼성전자는 구미기술센터의 향방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구미기술센터는 계속 미적거리며 덮어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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