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통한 황달 개선 생존율 높여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십이지장까지 보내는 관에 생기는 담도암은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률의 약 1.5%로 비교적 드물지만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발견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담도암은 담도에서 발생한 암의 위치에 따라 간내, 간외, 간문부 담도암으로 분류되나 이 중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간문부 담도암은 담도가 좁고 간동맥과 간문맥이 집중돼 있어 쉽게 전이가 되며, 수술하더라도 근치적 절제가 어려워 결과가 나쁜 암 중 하나이다.
-담도암 원인과 증상 및 진단
발생원인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담도암 환자의 20~30%에서 담낭결석이 함께 발견되기 때문에 담낭결석을 한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외 간흡충, 담낭 낭종, 궤양성 대장염이나 원발성 경화성 담도염 등도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증상은 암이 커지면서 담도를 막아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좁아진 담도는 위쪽에서 압력이 높아지면서 담도확장이 일어나 담즙이 혈액 속으로 역류, 황달과 황달뇨(진한 갈색의 소변)가 보이며 담즙산의 역류로 피부가 가렵고 장내 배설이 되지 못해 대변색이 하얗게 되는 현상이 동반된다. 또 배 깊숙한 곳의 동통이나 일반적인 소화불량 등이 따른다. 이 때문에 담도암이 있어도 임상적인 증상이 대개 간 질환이 있는 것과 비슷하므로 이들 질환과 구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임상적으로 담도암을 밝혀내는 방법으로는 초음파 검사, CT, 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담즙배액술(PTBO), 내시경적 초음파 검사, 양성자방출 단층촬영(PET), 그리고 혈청종양표지자 검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처음에는 진단 목적으로만 시행됐지만 기구와 기법의 발달로 치료목적에도 적극 활용되는 최신방법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과 담즙배액술이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담도암의 1차 치료법은 외과 수술이지만 환자 중 광범위한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40~50% 정도로 낮은 편이다. 특히 암이 담도주위에 많이 퍼져있거나 전이된 상태면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동반된 황달을 경감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다음 담도와 췌관의 출구인 십이지장유두를 통해 가느다란 튜브를 넣고 조영제를 주입, 담관과 췌관을 살펴보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은 담석제거와 담도 협착에 의한 황달 치료는 물론 여러가지 담췌관계 질환을 비수술적으로 치료하는데 이용된다. 현재 이 방법은 수술을 거치지 않고도 담도암 환자의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담도 내시경은 펼치기가 까다로워 시술자의 능숙한 손놀림이 필요하다. 지역에서는 영남대의료원 소화기센터가 올 3월 말로 담도 내시경 시술 1만례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담즙배액술(PTBO)
수술할 수 없을 정도로 담도암이 진행되면 황달로 인한 담즙정체와 담관염 등이 환자의 주된 사망원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 지방흡수 장애나 각종 비타민 결핍,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황달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담즙을 배액하는 개복수술이나 내시경을 이용한 비수술적인 방법인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할 수 있다.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가 시술할 경우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는 스텐트삽입술과 같은 담즙배액술은 암을 완전히 절제한 환자의 경우 장기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어 현재 임상에서 항암과 방사선 치료와 병행해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담도암 예방
아직까지 뚜렷한 예방수칙이나 검진기준은 없다. 다만 위험요인으로 지적되는 간흡충 예방을 위해 날로 민물고기를 섭취하는 것을 삼가야 하며 간내 담석증이나 석회화 담낭, 담도낭종 같은 선천성 기형과 궤양성 대장염 등은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도움말=영남대병원 소화기센터장 김태년 교수, 종양혈액내과 이경희 교수, 소화기 내과 은종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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