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생가보존회장 피살…20대 용의자 검거

입력 2008-03-27 00:08:35

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 김재학 회장 피살 사건이 발생한 후 김회장의 친인척, 이웃들이 생가앞 모여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 김재학 회장 피살 사건이 발생한 후 김회장의 친인척, 이웃들이 생가앞 모여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3 26일 오후 5시40분쯤 구미 상모동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생가를 관리해오던 김재학(80) 박정희 대통령 생가 보존회장이 20대 에어컨 설치 보조기사 강모(26)씨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졌다.

경찰이 생가에 설치된 CCTV 4개 중 1개에 잡힌 화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용의자 강씨는 이날 오후 4시 40분쯤 타고 온 승용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생가 안으로 들어갔다. 강씨는 이때 상의를 모두 벗었고 하의 트레이닝복은 무릎까지 걷어올린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수사에서 강씨는 "생가 마당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데 김씨가 나가라고 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나 폭행한 뒤 집안에 있던 흉기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살해 직후 피가 묻은 피해자와 자신의 옷을 챙겨 생가 앞 도로로 옮기다 이를 수상히 여긴 시민 김모(50)씨가 경찰에 신고, 사건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공터에서 격투 끝에 붙잡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피해자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강씨에 대해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일단 강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강씨는 범행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전문의료기관에 강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가의 관심도 이 사건에 집중되고 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와 정수회 관계자 20여명은 이날 밤 구미경찰서와 순천향구미병원에 모여 "정치적 이해가 걸린 사건일 수도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또 사고 직후 경북경찰청 윤재옥 청장, 김학배 차장 등 경찰 간부들이 찾은 데 이어 친박 무소속연대의 김태환(구미을) 후보, 김관용 경북도지사, 남유진 구미시장이 사건 현장과 영안실을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7일 오전 조문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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