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축구, 26일 오후8시 中상하이서 맞대결

입력 2008-03-25 09:30:22

한국과 북한 축구가 26일 오후8시 중국 상하이의 홍커우 구장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C조 2차전을 갖는다. 첫 경기에서 각각 투르크메니스탄과 요르단을 이겨 C조에서 강팀임을 입증한 남·북한에게 이 경기는 조 선두로 나설 기회이자 최종예선으로 가기 위한 첫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 북한이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을 거부하는 바람에 평양에서 상하이로 경기 장소가 변경됨에 따라 한국이 유리한 점을 갖게 됐고 객관적 전력에서도 앞서 있다.

▶한국의 골 결정력, 북한의 밀집 수비 뚫을까=한국이 북한에 비해 객관적 전력에서 6대4로 앞서나 긴장감을 유발하는 남북 대결의 속성상 예측을 불허한다. 4-3-3 전형으로 나설 한국이 공격을 주도하고 3-6-1 전형의 북한이 역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에서 한국의 공격력이 북한 골문을 어느 정도 열어젖힐 지가 관심사. 북한이 자기 진영에서 많이 웅크릴 것으로 예상돼 많은 골을 넣기는 쉽지 않아 보이며 이로 인해 한골 차 승부나 무승부도 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한국은 공격 선봉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조재진(전북 현대)이나 박주영(FC서울), 공격 지원에 나서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풀햄) 등 유럽파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투혼을 다짐하고 있다. 압박을 가해오고 밀집된 북한 수비 속에서 정교한 패스와 볼 터치, 빠른 움직임이 한국에게 골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골 결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누누이 강조한 점도 바로 그러한 부분이다.

또 북한은 수비진의 신장이 크지 않고 골키퍼(리명국)의 기량도 떨어지는 편이어서 조재진, 설기현 등 장신 선수들을 활용한 고공 플레이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역습, =북한은 몸 싸움이 강하고 드리블이 능하며 스피드가 좋은 스트라이커 정대세를 적극 활용하는 역습 전술을 구사한다. 정대세는 수비수와 나란히 서 있다가 후방에서 긴 패스가 날아오면 돌아나가며 오프 사이드 트랩을 뚫은 뒤 골문을 향해 돌진한다. 정대세는 동아시아 축구대회에서도 한국 수비진에 내내 막히다가 한 번의 역습 기회에서 골을 성공시켰을 정도로 파괴력을 갖췄다.

정대세의 공격은 홍영조, 문인국, 한성철 등 빠른 미드필더들로 인해 위력이 배가된다. 특히 유럽의 세르비아리그에서 뛰는 홍영조는 정교한 프리킥 능력까지 갖춰 한국 수비진에게 정대세와 함께 요주의 대상으로 꼽힌다. 김남일과 조원희 등 한국의 미드필더들이 역습에 들어가는 북한의 공격을 1선에서 저지시키거나 공격 속도를 늦추면서 한국의 수비수들은 재빨리 복귀해 페널티 구역을 중심으로 방벽을 구축해야 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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