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는 올시즌 경기시간을 약 12분 줄이기로 하는'NPB 그린 베이스볼 프로젝트'를 지난 19일 발표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과거 10년간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18분. 이 프로젝트에 따라 12분을 줄이면 경기시간이 6%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동시에 연간 정규리그 전력사용량을 37만6천KWH 줄일 수 있다. 전력사용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209t에 이른다.
일본은 프로젝트 시행을 위해 야구장에 타이머를 설치해두고 선수 교체나 투구 간격을 줄이는 방법으로 경기를 재촉, 경기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209t만큼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사들이기로 했다.
전세계가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는 아무 관계도 없을 것 같던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도 올해부터는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가 되어야한다.
지구온난화가 이미 엄청난 재앙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왜 줄여야하나?
최근 부산 공동어시장이 전국적 화제가 됐다.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수천마리나 잡혀 이 공동어시장을 통해 팔려나간 것이다.
이 참치는 대표적 고등어 어장인 제주도 남쪽 해역에서 잡혔다. 하지만 참치는 아열대성 어류로서 남태평이 주된 어장. 전문가들은 해수 온도의 상승이 참치의 북상을 가져온 것으로 해석했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차가워야할 우리나라 근해의 수온도 급격히 변화한 것이다.
'참치 이야기'는 재미라도 있다.
지구온난화는 '애그플레이션', 즉 농산물 가격 급등이라는 재앙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적 밀 곡창지대인 호주산 밀 작황이 나빠진데다 중국의 콩 농사도 소출이 시원치 않았다. 때문에 밀, 콩은 2, 3배씩 올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유가영 책임연구원은 최근 '기후변화가 농업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최대 곡창지대인 전라남북도의 벼 생산은 2080년대에 가면 기후변화 영향으로 16.5%나 급감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이와 관련 미국과학학술원(NAS)은 지구 온난화가 당초 예상보다 3배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범은 CO₂로 대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는 21세기 들어 10년전에 비해 3배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어떻게 줄여나갈까?
CO₂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제조업이 아닌, 어쩌면 CO₂배출과는 거리가 있을것 같은 금융회사인 대구은행의 '선택'은 지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대구은행은 '그냥 에너지를 아껴보자'라는 추상적 목표가 아닌 미세한 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까지 주문해놓고 있다. 이제 생활속에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지구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은 우선 저층부에는 아예 승강기가 서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장애인들의 방문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비장애인들은 모두 걸어다니라는 것이다.
창쪽에 있는 책상은 낮에 불을 끄도록 했다. 지난 겨울엔 창문에 문풍지를 발랐다.
자동차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행선지까지 가는 길을 정확히 확인하고 출발하도록 했다. 쓸데없이 돌면서 차량 연료를 소모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아직 태동 단계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환경 경영'을 일상화하고 있다.
세계3위 유통업체인 영국 테스코가 대주주인 홈플러스. 이 회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2년까지 2006년 대비 25%를 줄이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길이가 19m에 이르는 22t짜리 대형 수송차 10대를 샀다. 유통업체들은 도심 운행 불편을 이유로 주로 5t짜리 수송차량을 쓴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대형차를 굴리면 한해동안 5t트럭을 4만5천대 덜 굴리는 효과를 발휘, 그만큼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며 대형차를 고집했다.
홈플러스는 또 '어둡다'는 일부 고객들의 불만 제기에도 불구, 최소 조명 원칙을 세우고 있다.
홈플러스 대구경북본부는 다음달부터 전직원들의 자전거 출퇴근을 유도하고 모든 물품협찬은 자전거로 할 방침이다. 또 대구의 환경을 위해 신천 살리기 캠페인도 대대적으로 연다.
한편 대구시는 달성군 방천리 쓰레기 매립지 매립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자원화,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매립가스 자원화시설은 유엡협약기구의 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이미 등록됐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 "환경, 이제 행동할 때입니다" 이화원 대구은행장
"얼마전 호주 환경회의에 갔습니다. 구호가 멋졌습니다. 'Awareness to Action'. 알고만 있지 말고 행동으로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거다' 싶었습니다. 대구은행이 환경 관련 상을 많이 받았지만 전 조직원이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행동을 시작하는 겁니다."
이화언 대구은행장은 'DGB STOP CO₂선포 및 결의 대회'를 여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지구의 자원을 마구 '파 먹으면' 안된다고 했다. 석유는 40년, 천연가스는 60년이면 고갈되는데 우리 자손들이 살아갈 방법이 없다는 것.
"대구가 앞장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에서 제일 큰 기업이 가만 있으면 안되지요. 지역사회를 우리가 바꿔보겠습니다."
그는 기름값이 뛰어서 기름을 아껴야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2013년이 되면 발리 로드맵에 의해 이산화탄소를 의무적으로 절감하는 국가가 되어야하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정말 드물다고 했다.
"대구은행의 모든 신축 지점 건물은 태양열 등을 통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시스템으로 갑니다. 투자가 더 되어야하는 등 은행엔 부담입니다. 하지만 대구 제일의 기업은 어려운 길을 마땅히, 반드시 걸어가야합니다."
최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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