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의무와 인간적 정리 병행할 수 없는 처지"
구미가 '삼각관계'에 빠졌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재순(구미을) 예비후보를 둘러싼 김성조(구미갑) 의원과 김태환(구미을) 의원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구미갑에 공천을 신청, 김성조 의원과 공천경합을 벌이던 이 후보가 인근 지역인 구미을로 전략배치되면서 김태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지역기반이 약한 이 후보로서는 같은 한나라당 후보인 김성조 의원의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김 의원이 공천발표 직전까지 동료의원이었던 김태환 의원의 딱한 처지를 '나 몰라라'하고 이 후보 당선에 발벗고 나서는 것도 인간적 정리에는 맞지 않다. '당원'의 의무를 내세우기에는 너무 매몰차 보인다.
그래서 이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요청받았지만 다른 일정을 이유로 가지 않았다. 김 의원의 지원을 내심 기대했던 이 후보로서는 섭섭함을 느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 의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친박무소속연대'로 출마를 선언한 김태환 의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료의원이었고, 지난 4년간 구미발전을 위해 손발을 맞춰 온 '형님'이었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김태환 의원의 친형인 고(故) 김윤환 의원 대신 전략공천을 받으면서 국회에 진출, 마음의 빚도 다 갚지 못했다. 김성조 의원의 고민은 당인의 도리와 인간적 정리를 병행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24일 "내 선거도 바쁜데 다른 지역에 가서 지원유세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구미을 선거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불참에 이어 앞으로도 구미을에는 발도 들여 놓지 않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가 자신의 입장을 십분 이해해 줄 것으로 믿고 있지만 총선이 본격화된 이후 구미을 사정이 어려워질 경우 다시 고민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이 지원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선으로 발돋움하려는 그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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