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은 엄마 아빠가 결혼한 지 28년째다. 어렵고 힘든 세월 용감하게 잘 자라준 너희들은 정말이지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란다.
가난해서 먹는 것이 시원찮아 젖이 모자라도 우유를 사 먹일 형편이 안 돼서 물로 배를 채워서 밤새 배고파 우는 너희들을 업고 골목길을 돌아다닌 적도 참 많았다. 늘 몸이 불편했던 아빠를 대신해 연년생인 작은 아이 돌을 지나자마자 주야간 근무하는 섬유공장에 다니며 엄마는 생계를 책임져야했다. 그렇지만 늘 가난했고 15원짜리 요구르트 한번 사 먹이지 못해 늘 미안했다. 늦게나마 아빠가 안정적인 직장을 잡아서 월세 방에 쫓겨다니는 일은 없어졌고 너희들은 엄마에게 늘 용기를 주었단다. 반듯하게 자라주는 너희들을 볼 때마다 엄마는 입술을 깨물고 앞만 보고 뛰었단다.
지금은 맏이는 대학졸업하고 좋은 기업에 취직해 열심히 근무하고 둘째는 대학 4년 장학금을 받아가며 공부해 이젠 회사에 취직해 엄마 아빠에게 효도하고 막내는 중등임용고시에 합격하여 올 봄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가게되어 엄마 아빠는 너무 기뻤단다.
특히 우리 딸, 아침마다 야간 근무하는 엄마를 대신해 오빠들과 너의 도시락을 4개씩 사서 먼 거리의 학교를 다니며 불평한번 안 한 너의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잘 자라준 아들아, 딸아!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이 엄마에게 너희들은 보물이란다.
지난 16일은 내 생애 최고의 결혼기념일이고 우리 아들과 딸은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다. 정말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허옥순(대구 북구 노원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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