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증가·올해 사상 최대규모 입주
봄 분양 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대구 지역 아파트 분양 가격이 '하향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양가 인하 추세는 표준건축비 및 건설원자재 가격 상승 등 원가 압박 요인이 많아 하반기로 접어들면 꺾일 전망이다.
일부 단지이기는 하지만 봄 분양 시장에서 분양가격이 2006년 최고점 가격보다 내려가는 것은 지난해 '1·1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구매 심리가 실종되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입주까지 맞물리면서 신규 분양에 나선 시공사들이 실수요자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분양가 인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
지난주 분양에 들어간 삼성중공업의 대구 수성구 '범어동 쉐르빌' 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5㎡형(30평형대)의 3.3㎡(1평)당 분양 가격이 980만원으로, 지난 2006년 12월 분양한 수성구 상동 동일하이빌(1천40만원)보다 60만원 낮게 책정됐다.
같은 시기 분양을 시작한 SK건설의 수성구 두산동 주상복합 아파트인 'SK 리더스 뷰'도 중대형 규모 3.3㎡당 평균 가격이 1천285만원으로 지난 2005년 12월 분양한 두산건설의 주상복합인 범어동 '위브 더 제니스' 단지의 1천275만원보다 10만원이 높지만 중도금 40% 무이자와 발코니 무료 확장제를 도입, 전체 분양 가격은 오히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내달 분양에 들어가는 SD건설의 대구 북구 읍내동 '아이프라임' 단지와 한라주택의 북구 태전동 '하우젠트 3차' 단지도 전용면적 85㎡형의 발코니 확장을 포함한 전체 분양 가격이 2억3천만원대로 지난 2006년 분양한 읍내동 대림 e-편한세상(2억5천만원)보다 1천만원 이상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땅값 및 건축비 상승 등 원가 부담은 늘지만 미분양 아파트와 경쟁을 해야하는 만큼 분양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며 "중도금 무이자 및 발코니 확장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시공사 입장에서는 거의 원가 수준이다"고 밝혔다.
분양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대부분 2006년 이전에 사업 부지 확보를 끝내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했기 때문. 그러나 하반기 분양 물량은 오른 땅값에다 철근 및 레미콘 가격 상승 등으로 전용면적 85㎡형의 정부 기준 표준 건축비가 이달에만 2.16%(313만원) 상향 조정되는 등 원가 부담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분양 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원자재 값 폭등을 감안하면 6개월마다 고시되는 표준 건축비가 올 하반기에는 대폭 오를 것"이라며 "도심 부지 확보도 만만치 않아 내년부터는 공급 물량의 절대 감소와 함께 분양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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