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를 보자] KBS1 16일 밤 '향수'

입력 2008-03-15 09:15:02

향기에 대한 욕망과 집착을 스릴러로

이번 주 TV에는 볼 만한 영화가 몇 편 방영된다.

16일 0시 45분 KBS2를 통해 나가는 '열세살, 수아'는 한국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3세 소녀의 정체성과 고민,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수아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식당을 운영하는 엄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 허구한 날 잔소리뿐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수아가 어떤 생각을 하는 지에는 전혀 관심 없는 엄마. 그러나 수아의 유일한 즐거움은 가수 윤설영. 수아는 그녀가 진짜 엄마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식당이 팔리고, 친구 사귀기는 점점 힘들어지자 수아는 이제 서울에 있는 진짜 엄마인 가수 윤설영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지난해 6월 개봉된 영화다. 수아역의 이세영은 '아홉살 인생' '여선생 VS 여제자' 등에서 주연을 맡아 성인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16일 오전 1시 SBS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도 수작이다. '대부'의 프란시스 F.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해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이국적인 일본에서 만난 두 미국인 남녀의 '잃어버린 자신들의 영혼 찾기' 여정을 그린 작품성 높은 드라마. 코미디 스타 빌 머레이와 요즘 한창 인기가도를 걷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이 열연하고 있다.

17일 0시 50분 KBS1 명화극장에 방영되는 톰 튀크베어 감독의 '향수'는 지난해 3월 개봉된 스릴러영화다. 독일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을 영화화한 화제작이다.

여인의 향기를 소유하려는 희대의 살인마 이야기. 18세기 프랑스. 악취 나는 생선 시장에서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벤 위쇼). 난생 처음 파리를 방문한 날, 그르누이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린다.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한물간 향수제조사 주세페 발디니(더스틴 호프만)를 만나 향수 제조 방법을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여인의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더욱 간절해진 그르누이는 마침내 파리를 떠나 '향수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그라스(프랑스 남동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향수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한편 그라스에서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머리카락을 모두 잘린 채 나체의 시신으로 발견되는 의문의 살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충격적이고 흥미로운 소설 '향수'는 출간 2년 만에 200만부, 현재까지 1천500만부 판매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올렸고 라틴어 판을 포함한 세계 45개 언어로 출판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이다.

인간의 욕망과 집착, 그리고 이를 고품격 스릴러로 풀어나간 쥐스킨트의 화려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벤 위쇼, 알란 릭맨, 레이첼 허드-우드 등 영국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향수 전문가로 나오는 할리우드 스타 더스틴 호프만이 모처럼 유럽 영화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세 관람가지만 광장에서 모두 향수에 매료돼 욕망의 노예가 되는 대형 나체 장면이 과연 TV에서 어느 선까지 보여질 지 관심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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