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보니 가슴 찢어지듯 아파"…"살아서 돌아오라…다시 만나자\
"여러분을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이 아프다. 해도 너무 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4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일식집에 김무성 박종근 이해봉 이인기 김태환 의원 등 공천에서 탈락한 자파 의원들을 불러 저녁을 함께했다. 분위기는 바위로 누르는 듯 무거웠지만 박 전 대표가 먼저 입을 열어 '친박' 의원들을 위로하고 나섰다.
그는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입을 연 뒤 "잘 되시기를 바란다. 다시 만나자"고 말했고 한사람씩 입장을 들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박 전 대표가 친박계 탈락의원들을 불러 저녁을 함께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평소 스킨십이 부족하기로 소문난 박 전 대표가 이날 8명의 대구경북 등 영남권 탈락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공천탈락을 '자신을 도운 탓'이라면서 위로한 데 이어 저녁자리까지 부른 것은 향후 행보에 대한 집단적인 대응을 당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으로 비쳤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탈당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고 '친박'의원들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시하면서 분노를 속으로 삭이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박 전 대표가 총선 이후의 행보를 염두에 두고 탈락한 이들에 대한 위로와 안타까움, 변함없는 애정을 표현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최고위원 등이 총선출마 의사를 피력하자 창당이나 다른 당으로의 출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총선 막바지에 이들에 대해 간접적인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유기준 의원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며 무소속 출마의지를 격려한 것은 박 전 대표가 공천반납과 탈당 등의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당내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의 뜻을 확인한 일부 공천탈락자들은 무소속 출마 방침을 굳히고 영남권 친박 탈락의원들끼리 '친박 무소속연대'를 결성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럴 경우 한나라당이 우세한 영남권 총선구도가 한나라당 후보와 경쟁력을 갖춘 친박 무소속 후보간의 대결구도로 변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친박'모임에는 대구경북지역 '친박'계 탈락자인 박종근 이해봉 이인기 김태환 김재원 의원 등 5명 전원과 부산의 김무성 엄호성 유기준 의원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하루 동안 오찬모임에 이어 김 최고위원의 의원회관 모임을 포함해 세차례 모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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