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영남권 공천에서 측근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이번 공천심사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핵심 의원들의 탈락에 이렇다 할 바람막이도 되지 못했고 대응책도 내지 못했다. 결국 계파 수장으로서의 위용을 상당 부분 잃어버렸고 정치적인 기반도 약해졌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어떤 행보를 취할지가 현재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4일 전날의 영남권 공천 결과에 대해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공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어떻게 된 일이냐", "알았다"고만 말한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천 결과에 대해 "그저께 의원회관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번 공천은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라며 "사적 감정을 갖고 표적 공천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정현 전 공보특보가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본인의 거취 문제 등 향후 대응방안을 숙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현재로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면서 "조만간 박 전 대표가 측근 의원들과 상의하는 시간을 갖고, 본인의 행보를 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12일에도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공천에 대해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느냐"며 "앞으로 남은 것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강력 비판하며 정치적 결단을 강력히 시사했었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영남권 친박의 '대학살'이 현실화된 이상 박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들이 무게를 얻어가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 발언을 내놓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박 전 대표에게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가 실제 정치적 결단을 실행에 옮길 경우 한나라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고, 총선 과반 획득을 통한 안정적 정국 운영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섣불리 예단하기에는 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이 불과 26일밖에 남지 않아 탈당, 창당을 통해 총선에 출마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다. 또 친박이지만 공천을 받은 의원들이 박 전 대표와 함께 행동할 가능성도 장담할 수는 없다. 그 때문에 탈당을 하지 않지만 총선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소극적 대응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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