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 창극뮤지컬 청/BBC 필

입력 2008-03-14 07:43:05

창극뮤지컬 청(淸) / 15일 / 대구오페라하우스

BBC 필하모닉오케스트라 / 26일 / 구미문화예술회관

2008년의 봄, 사회 환경의 다양한 변화들과 봄기운이 어울려 어느 해보다 기대감과 희망으로 따뜻하게 느껴진다. 봄 향기를 느끼려고 들로 산으로 나가기도 하고, 가벼운 쇼핑을 즐기며 한 해의 부푼 꿈들을 새롭게 정리해 보는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음악계도 봄을 타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털고 희망을 노래하며 크게 기지개를 켠다.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생기를 얻을 만한 좋은 음악회들이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만한 음악회들을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 창극뮤지컬 청(淸)

먼저 소개할 음악회는 15일(토) 오후 4시에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주관으로 준비되고 있는 창극뮤지컬 '청(淸)'이다. 창극 '심청전'의 대중화,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어우러진 국립창극단의 작품이다. 안숙선 명창이 도창(導唱: 창극(唱劇)에서 연기자가 아닌 제삼자가 무대 뒤나 옆에서 극의 전개를 창으로 해설하는 일)을 맡아 전통 판소리의 구성 중 난이도가 높은 대목들을 들려주기에 창극을 보는 재미와 더불어 도창이 꾸려가는 심청가의 완창 판소리를 듣는 재미도 기대된다. 지난해 창극 장르에서 크게 이슈가 된 회전무대와 인당수 장면에서 심청이가 물속으로 몸을 던지는 장면과 환속하는 장면을 더욱 환상적이고 정밀하게 처리해 신화와 설화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어떻게 무대 위에 형상화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효녀 '심청', 황후 '심청' 그리고 인간 '심청'의 진한 감동을 서로 나누어 가지면서 3월의 중턱을 의미있게 넘어서 보면 어떨까?

▲ BBC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해외 연주단체 초청공연으로 추천하고 싶은 연주회는 당연 오는 26일(수) 저녁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기획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는 이무지치실내악단의 대구공연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구미에서 열리는 BBC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다. 이 중 이무지치의 연주회는 이미 본지가 집중 조명하였기에 BBC의 구미연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구미시 승격 30주년 기념 기획초청공연.' 100여명에 달하는 80년 유럽 전통의 대형관현악단이 연주하는 격조 높은 화음의 조화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교육만으로 놀라운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20)의 베토벤의 제3번 피아노협주곡 협연도 기대할 만한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김선욱은 지휘자 정명훈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이 나이에 이만한 업적을 이룬 피아니스트는 아무도 없다'라고 칭찬한 자랑스런 신예이며, 미국 아스펜 음악제 초청, 제15회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그리고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 최연소 우승 등 놀라운 성과를 소유하고 있다. 이날 연주회의 피날레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7번 가장조인데, 베토벤의 후기작품으로 '운명' '전원' '영웅' '합창' 교향곡만큼이나 베토벤의 특징이 우러나는 대표작이다. 이 악단은 1926년 영국의 맨체스터를 터전으로 만들어져 여러 곡절을 거치며 성장한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악단이다. 지휘는 정명훈을 사사한 이탈리아인 수석지휘자 쟈난드레아 노세다이다.

이철우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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