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숙의 요리 테라피]스파게티로 공부해요

입력 2008-03-13 08:49:11

흔히 파스타보다는 스파게티로 더 잘 통한다.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구성된 스파게티를 과연 치료와 교육에 이용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스파게티는 어느 나라 요리일까? 스파게티는 어떻게 우리가 먹게 되었을까? 스파게티는 왜 돌돌 말아서 먹어야 미끄러지지 않을까?

우리는 스파게티를 두고, 길다랗게 끈으로 생긴 국수같은 면을 삶아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먹는 별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집에서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스파게티 요리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먼저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스파게티의 종류를 살펴보면, 국수형의 굵기로 노란빛을 띠는 면에서부터 검은색까지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리본형, 조가비형, 숫자, 알파벳, 속이 빈 관모양, 꼬임이 많은 스파게티 등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모양과 색깔이 나오고 있어 아이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한 재료와 도구가 된다.

활용면에서는 ▷선긋기-눈과 손의 협응력 향상 ▷같은 모양, 색 찾기-분류 ▷다양한 모양으로 그림 그리기, 쌓기, 붙이기-공간지각 익히기 ▷실에 꿰어 연결하기-소근육 발달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모양과 색으로 구성된 스파게티, 즉 다른 식자재와의 연결과 붙임은 미술에서 사용하는 풀 대신 잼이나 생크림 등을 사용한다. 도형을 익히는 아동의 경우 동그라미'세모'네모'별모양의 접시를 준비하고(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접시도 가능), 그 위에 생크림이나 잼을 발라 스파게티를 붙이게 한다. 이같은 간단한 활동으로도 눈과 손의 협응력과 소근육 운동, 분류 개념, 또한 열을 가했을 때의 모양 변화와 촉감 등을 비교해 봄으로써 감각훈련을 익힐수 있다.

또한 식탁에 차려진 음식의 기능 외에도 마술을 부리는 스파게티는 아이들에게 강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입으로 자극을 즐기는 아동에게는 입에 넣어도 안전하다. 특히 무엇이든지 입으로 가지고 가는 성향이 있는 장애아들에게는 매우 효과적이다.

집집마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학습력을 높이기 위해 유아기부터 학습지와 학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습지나 문제집이 꼭 아이들을 학업과 창의력을 높인다는 생각에서 탈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식생활, 즉 요리라는 매체를 통해 가족간, 친구간 서로의 마음을 열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메말라가는 가족'인간관계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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