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대신 유럽 카페기행한 바리스타 부부

입력 2008-03-13 07:46:15

가는 곳 마다 커피 맛 달라 '행복'

바리스타 교육과정에서 만나 2년여만인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올리고 판에 박힌 여행 대신 80여일간 커피를 테마로 한 유럽의 유명한 카페 기행으로 신혼여행을 대신한 바리스타 류상원(30)'변수영(28)씨 부부. 색다른 신혼여행을 위해 류씨는 다니던 회사에 과감히 사표까지 던졌다. 하지만 사장이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격려금을 보태줘 이들의 이색 신혼여행은 더욱 의의를 더했고 신이 났다. 지난해 11월6일 여행길에 올라 직접 차를 몰고 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 등 11개 나라의 국경을 넘었다. 비용 1천400여만원은 축하금에다 결혼준비금을 보태 썼다. 당초엔 두달 계획이었지만 여행을 하다보니 일정이 길어졌다. 여행기간 내 마신 커피만도 300잔이 넘는다. "이탈리아에선 하루 5,6군데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셨어요. 최소 200년 이상 된 곳으로 가는 곳 마다 커피 맛이 모두 달라 너무나 행복했어요."

둘은 여행 중 커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표정에 감동받았다고 한다. 중년의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를 건네며 짓는 미소, 수시로 카페에 들러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는 여행 내내 부러웠다. 눈길에서 죽을 고비를 맞기도 하고 값싼 숙박시설에서 따로 잠을 청해야 했지만 마냥 행복했던 이유다."이탈리아의 경우 수 백년의 역사를 가진 카페들이 많아요. 그곳에서는 100년 전 사람들이 앉았던 자리에서 그들과 똑같은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었죠. 살아있는 박물관이나 마찬가지 였습니다."이들은 곧 자신들의 경험을 담은'유럽 카페 기행'을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머지 않은 미래엔 자신들만의 카페를 내는 것이 꿈이기도 하다.

"커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만들어 갈 겁니다. 이탈리아의 유서깊은 카페 못지 않은 커피맛을 선보일테니 기대해주세요."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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