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8…공약 개발은 뒷전
4·9 총선이 한나라당 공천 파행으로 정책은 사라지고 조직력과 정치 정서를 총동원한 벼락치기 '바람선거'로 변질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선거일이 한달도 남지 않았지만 대구경북 27개 선거구 중 21개 선거구의 후보를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천발표가 미뤄지면서 후보들은 정책 대결을 위한 공약 개발을 엄두 조차 못 내고 있다.
일부 예비후보들의 경우 공약을 내놓았지만 이 역시 공천자가 아니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공천자들도 정책 개발보다는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다른 당 상황을 지켜보면서 조직 꾸리기 등 선거운동 기초 다지기에만 매달리는 형편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모 예비후보는 "공천을 받을지 못받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 개발할 여유도, 이유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지금은 당 공천을 받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공천심사에서 정책 평가를 하지 않고 단순한 선호도조사나 나눠먹기식 공천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는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공천에 투자할 많은 인력과 시간을 중앙당 차원에서 정책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선거를 막고 정책선거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 파행은 무소속 출마예상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일부 무소속 출마예상자들은 정책을 개발해 놓고 있지만 경쟁자가 정해지지 않은데다 유권자들의 총선 무관심까지 겹쳐 '장롱 속 정책'에 그치고 있다.
노인·장애·아동복지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 놓았다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두달 전부터 출마지역구(대구 수성을)를 돌며 정책선거에 나섰지만 한나라당 공천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자신의 정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독일부품소재산업 유치, 역내 고등교육 활성화 방안 등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소개하고 있지만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만세'를 부르는 격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총선에서 페놀관련 상수원 보호,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내세워 정책대결을 벼르고 있는 달서을의 무소속 권형우씨는 "아직 상대가 정해지지 않아 정책대결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수성을 출마를 준비중인 이성수 전 대구시의회 의장은 "한나라당 공천 이후 예상되는 총선 구도때문에 출마 결심만 세웠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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