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신구 세력간 갈등

입력 2008-03-12 09:45:55

통합민주당에서도 4·9 총선 후보 공천작업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텃밭인 영남지역 공천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처럼, 민주당도 텃밭인 호남권 물갈이를 놓고 내부 갈등에 휩싸인 가운데 공천자 발표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과정이 친이 측과 친박 측 간의 계파 싸움으로 지체되고 있는 것처럼 민주당에서도 손학규 공동대표 측인 대통합민주신당계와 박상천 공동대표 측인 구(舊)민주당계 간에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0일 발표된 1차 공천자 55명 중 현역의원 전원을 포함, 대부분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이나 대통합민주신당, 참여정부 출신이란 점을 놓고 구민주당 측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과 흡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호남지역 공천자 발표를 당초 12일 중 확정·발표키로 했으나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중 확정키로 한 '현역 의원 30% 물갈이' 명단도 외부 공개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호남지역 공천심사와 관련, "시간이 걸릴 것이다. 12일 중 될 것 같지 않다"며 "이번주 중 마무리도 아직 확언을 하지 못한다. 단수나 복수로 축약을 해놓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때문에 이번주 중 지역구 공천작업을 사실상 매듭짓고 총선체제로 돌입하기로 한 당초 방침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지역 공천의 경우 상당수 선거구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계의 현역 의원과 구민주당계의 전직 의원들 간의 공천경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미 구민주당 측은 광주 8개 선거구에서 후보를 3, 4배수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자파 인사들이 4명밖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탈락이 확정된 일부 인사들 측에서는 무소속 출마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게다가 단수 신청지역의 1차 공천 확정자 면면이 대부분 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 측으로 드러나자 구민주당 측은 "참여정부 국정 실패의 핵심세력과 분당 책임자 등 통합민주당과 맞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 있다"며 당의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뒤 "공천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 속에 호남지역 물갈이 폭은 당초 50%설에서 40%설→30%설 등으로 자꾸 후퇴하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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