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양승호 초대전 22일까지

입력 2008-03-10 07:17:17

흠 있는 도자기를 예술작품으로

한국 도자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도예가 양승호 초대전이 13일부터 22일까지 예송갤러리에서 열린다.

스위스와 프랑스, 그의 고향 태안 갯마을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양승호씨는 '도자기는 유연하고 수려해야 한다'는 기존 관념을 깨뜨린 작가다. 도공의 손에 의해 무참히 박살나야 할 흠 있는 도자기가 그의 손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승화된다.

양승호 작가는 1981년 영국에서 도자기 표면을 자연스럽게 갈라지게 하는 독특한 표면처리기법을 개발, 유럽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가 처음 선을 보인 트임기법은 나무가 성장하면서 표면이 터지는 형태를 도자기에 도입한 것으로 작가는 초벌을 하지 않고 인위적인 유약도 사용하지 않은 채 보통 도자기보다 높은 고열에서 작품을 구워낸다. 평균보다 높은 온도를 고집하는 것은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도전정신 때문이다.

나무 표면같이 거칠게 터져 있는 질감과 도자기 형태는 신선한 울림으로 다가와 국내보다 유럽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흙속에 자유와 생명을 담은 그의 그릇은 거친 듯하지만 질박하고 편안함을 담고 있다. 현재 양승호씨의 작품들은 라보르느의 상설 전시관과 영국 글라인비비언 시립박물관, 독일 프레헨도자기박물관, 프랑스 로안의 데셀트박물관, 스위스 베른의 공예품수집관 등 10여개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분재를 심어 생명을 불어넣은 '봄을 기다리며'의 트임다관을 비롯, 찻잔, 차호, 접시 등 80여점이 출품된다. 053)426-1515.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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