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값 폭등 '위기가 곧 기회'…인플레이션에 배팅하라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 불어닥친 '인플레이션'.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발만 동동 구를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권고를 내놓고 있다. '역발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농산물 가격의 급등, 즉 애그리플레이션(Agriflation)에 주목하라는 주문을 내고 있다. 농산물 관련 펀드에 투자한다면 '애그리플레이션'을 돈 버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농산물펀드인가?
최근 6개월 동안에만 밀 가격이 123.6% 오른 것을 비롯해 ▷대두 74.9% ▷옥수수 59.3% ▷설탕 40.8% ▷커피 33.0%가 상승하는 등 농산품값이 폭등했다.
농산품값이 폭등하는 것은 수요와 공급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세계의 농장이었던 중국이 식량 대량 소비국으로 전환한데다 공업화에 따라 경지면적까지 감소, 농산품은 전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이런 여파로 농산물 관련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가 글로벌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잘 달리고' 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애널리스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 최대 농업회사로 유기농 제품, 곡식 종자 등을 생산·판매하는 MONSANTO 경우, 최근 6개월 동안에만 주가가 약 70% 상승했다. 1년간 상승률로 따지면 125% 주가가 올랐다.
세계 최대 비료회사인 POTASH 역시 최근 6개월 동안에만 83%, 1년 동안엔 208% 주가가 올랐다.
중국의 대표적 비료회사인 YUNNAN YUNTIANHUA는 농업 부문에서 시가총액 1위를 점유하고 있는 기업인데 이 기업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79%, 1년 동안 기준으로 보면 219%가 상승했다. 곡물이나 채소, 꽃 등의 종자를 개발하는 이 회사는 지난 6개월새 무려 3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뛰는 이유는 농산물 가격 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결국 이들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농산물 관련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1천372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농산물 관련 펀드들의 수탁고가 1월 말에는 1천464억원으로 늘더니 지난달 말(27일 기준)에는 2천407억원까지 급증했다.
◆옥석을 가릴 줄 알아야
농산물 펀드라고 해서 모두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일단 상품 유형을 잘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농산물펀드는 3가지 유형(표 참조)으로 나누어진다. 농산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있고, 농산물이 포함된 상품펀드, 채권자산과 일부 농산물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농산물에 집중투자하는 펀드는 지난해 4월 출시된 도이치코리아자산운용의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 펀드를 비롯해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종류형파생상품',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파생' 펀드가 있다. 이 가운데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 펀드만이 농산물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고 나머지는 지수에 연동된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농산물이 포함된 상품펀드 유형은 4개 운용사에서 운용하고 있고 농산물 관련 상품투자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에서 2개의 상품을 운용 중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옥수수설탕파생상품1', '하나UBS커피설탕채권(제1호)' 펀드는 대부분 채권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일부 자산만을 곡물 관련 해외선물에 투자한다.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보다는 지수와 연계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가 수익률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미래에셋맵스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 1ClassB' 펀드가 13.30%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파생1Classc1'펀드가 12.59%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clsA' 펀드는 연초 대비 -3.43%의 부진을 보였으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27%로 나아졌다.
주식펀드와 파생상품펀드 간에 수익률 차이가 큰 것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조정폭이 깊어지면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애널리스트는 "곡물가격 강세는 곡물 순수출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중남미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부 동유럽 국가 경제도 수혜를 입힐 것이므로 이들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좋다"고 했다.
그는 또 "곡물지수는 주가지수와 낮은 상관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농산물펀드는 분산투자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며 "그렇다고 농산물펀드가 유망하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많이 투자를 해서는 안 되며 투자포트폴리오의 20% 미만이 적당하다"고 했다.
◆직접투자가 좋다면?
증권사들은 농산물 가격 폭등과 관련, 이달 '인플레이션 극복주'를 추천하기 시작했다.
대우증권은 물가 상승 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대안으로 ▷곡물가격 상승 수혜기업 ▷매출원가율 하락기업 ▷천연자원을 대체할 만한 가공재 생산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우증권이 구성한 포트폴리오(남해화학 CJ제일제당 농우바이오 경농 조비 등)는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증권사 측은 설명했다.
생산비용을 꾸준히 줄이고 있는 기업도 관심대상.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현대중공업 GS건설 현대미포조선 KCC 등을 꼽았다.
원자재 대체재도 주목받고 있다. 천연재를 대체하는 인공가공물 생산기업에 관한 것. 금호석유 효성 케이피케미칼 CJ제일제당 엘앤에프 동양제철화학 동화홀딩스 한솔홈데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신증권도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베팅하라'는 보고서를 내고 ▷철강·정유·전선주 ▷해외자원개발주·친환경에너지주 ▷남미·동유럽·섹터펀드 등에 주목하라고 권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브라질 국채를 팔고 있다. 만기 1년 10개월에 연 10.2%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삼성증권은 설명했다.
브라질과의 조세 협약상 투자수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 종합과세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 삼성증권은 지난주에만 브라질 국채를 1천억원어치나 팔았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