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동원 '의장 비례대표 추천' 비난 여론

입력 2008-03-07 10:16:59

한나라당 소속 경북도의회 의원 50명이 지난 4일 '이상천 도의회 의장의 비례대표 우선순위 배정'을 위한 추천서에 집단 서명한 것을 두고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5선 지방의원인 이 의장이 지방의원을 동원해 연대서명에 나서는 등 '지방의회를 비례대표로 가는 징검다리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당초 이 의장은 자신의 지역구(포항)에서 출마를 희망했으나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출마선언으로 비례대표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대서명은 경북도의회 한나라당 당원협의회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한 도의원들은 "총선 승리를 위해 지방자치 경험과 정치역량을 갖춘 인물을 비례대표로 공천해 민의를 수렴하고 자치발전과 국정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추천 이유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집단 연대서명을 주도한 데다 8일 버스를 동원, 공심위와 중앙당사 방문을 위한 서울행까지 계획하고 있어 서명에 참여한 의원들로부터도 반발을 사고 있다. 의원총회를 열지도 않은 채 '비례대표 추천'을 의원총회 결의사항이라고 일부 언론에 흘린 것도 반발을 사고 있는 대목이다.

서명에 참여했다는 모 도의원은 "추천서에 사인을 할 때까지만 해도 '과연 도의회 의장으로서 비례대표 진출이 바람직한가' 의구심이 들었지만 같은 지방의원이라는 의리 때문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최근 서울행까지 독촉하는 행태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서명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는 모 도의원도 "각 분야별 전문성을 갖고 있거나 직능단체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지방의회 의원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 지방의회가 따로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다른 한 도의원도 "비례대표는 전문성을 갖고 국회에 진출하는 것인데,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지방의회에 진출해놓고 중앙정치의 비례대표에 나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서명운동이 펼쳐지는 것 자체를 몰랐다"며 "아직까지 비례대표 신청이 시작된 것도 아닌 데다 중앙당의 반응이 없는 상황에서 비례대표 신청은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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