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는 김치만 되는 거 아닌가요? 아이들에게 배추 한통과 무 한개를 안겨 주었다. 언제 아이들이 배추를 안아보고, 흙이 묻어있고 잎이 달린 무를 만져 보았을까?
그림카드로만 눈에 익힌 배추와 무를 아이들은 신기한 듯이 껴안았다. 밭으로 나가 땅속에 뿌리박고 초록의 얼굴을 내밀고 쏙쏙 올라오는 배추를 보아야 살아있는 체험과 함께 학습이 될 것이다.
배추는 언제 먹어봤지? 배추는 어디서 자라지? 이렇게 큰 배추로 무엇을 할까? 이같은 요리치료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아이들은 없었는데 그나마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지현이만 "김치요, 김치 먹어 봤어요"라고 대답한다.
동방재활원 아이들은 지적장애를 가졌다. 교사 3명에 10명의 친구들이 일주일에 한번 요리치료 수업을 한다.
그러나 같은 장애라고 해도 아이들마다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1대 1이 아닌 집단 수업은 힘들기 마련이다.
꼭 선생님 옆에 두어야 하는 친구, 관심과 애정을 확인 하려는 친구,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친구, 한군데만 집중하는 친구(자폐성 장애) 등 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아이들의 수업이다.
그 아이들이 배추는 어디서 자라며, 어떻게 재배되는지를 알 리 없다. 그래서 직접 만지게 하고 썰어보고 찢어보고 맛보게 하는 과정들이 치료사가 할 일이다. 치료사가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롭게 진행함으로써 아무 것도 모를 것 같은 친구들은 만지며 꾸미고, 맛보는 작업을 반복, 학습하면서 느리지만 서서히 인지하게 된다.
그것이 그동안 색종이와 도화지, 또는 신문지로만 만들었던 인디언 치마와 모자를 식자재와 조리도구를 이용해서 만드는 요리활동이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은 아이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한다. 또 매일 만나는 먹거리에 대한 친숙함으로 인해 친밀감으로 다가오며 특히 만져 볼 수 없었던 재료들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아이들을 흥분하게 만들기도 한다. ▷인디언 치마=배추 잎(배추의 겉잎, 푸른빛이 많이 나는 것이 예쁘다)을 하나씩 떼고, 젓가락으로 배추 줄기에 구멍을 낸다, 고무줄로 배추 5,6장을 연결해 끼운다, 중간 중간 무 잎도 끼우면 된다. ▷인디언 모자=무를 적당히 잘라 도형틀로 모양을 찍어 낸다, 모양의 중간에 구멍을 내서 고무줄을 끼워준다, 중간 중간 무 잎도 끼우면 완성된다. 고무줄을 사용하는 것은 입고 벗기가 쉬운점도 있고, 노끈일 경우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목을 조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요리라는 매체의 특성상 치료사들이 사전에 준비해야 될 식재료와 조리도구들이 많지만 수업을 하고 난 뒤 아이들이 숙소로 돌아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친구들과 비교할 때 너무나 편안하고 안정돼 보인다는 게 복지사들의 전반적인 평가다.한국요리치료협회 회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