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한우를 싸게 팔아보니 "손님 줄섰네"
네이버에 '예천 지보 참우마을'을 검색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블로그가 뜬다. '지보에서 배 터지게 소고기 먹고 왔다'는 한 블로그엔 인산인해를 이룬 참우마을의 사진이 올라있고, 정말 맛있었다는 댓글이 봇물을 이룰 정도. 이런 네티즌 덕분에 한때 지보 참우마을은 검색어 1위까지 등극했다.
지보 참우마을의 인기 비결은 맛도 맛이지만 고기 질은 최상이면서도 고급 한우 음식점과 비교할 수 없이 싼 가격에 있다. 최병용 지보 참우마을 대표는 "축산 농가들이 별다른 유통과정 없이 보다 싼 가격에 최고급 한우를 공급하자는 생각에 2006년 12월에 설립했다"며 "도시 사람들 수요가 너무 많아 불과 2년 사이 지보에만 3개 식당이 더 생겼고, 안동'문경'인천'안산에 각 1개점, 대구에 3개점까지 분점을 늘렸다"고 했다.
한우의 '가격 파괴' 돌풍이 거세다. 값이 싸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수입산 소고기에 맞서 유통 과정을 최소화한 생산자 직매장이 1등급 최고 한우를 수입산 가격에 판매한다.
◇유통구조 혁신
저가 한우 음식점의 진원지는 농촌 한우 산지. 유통마진과 장소 임대료를 최소화해 도시보다 훨씬 싼값에 한우를 팔면서 주변 도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게 된 것. 정읍 산외, 강원 횡성'영월, 전남 장흥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한우마을만 10여곳이 넘는다.
고기의 질은 최상 또는 한단계 낮은 등급으로, 가격은 갈비살 600g 1만~4만원 안팎이다. 대구의 한우 음식점들이 1인분(120~150g)에 1등급 3만원, 2등급 2만5천원, 3등급 2만원선에 갈비살 또는 등심을 파는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6분의 1, 많게는 3분의 1에 불과한 파격적인 값이다.
대구의 비싼 한우 음식점들이 수입산 소고기를 써 종종 말썽을 빚는 것과 달리 소비자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있다. 현지에서 성공한 한우 마을들은 이제 대구를 비롯한 대도시에 분점을 내고 제2의 전성시대를 여는 분위기. 한우 산지에서 직접 파는 값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역시 일반 음식점들에 비해 훨씬 싸다.
◇판매 기법 혁신
한우마을들은 유통구조뿐만 아니라 판매 기법 혁신을 통해 값을 더욱 낮췄다. 한우마을들은 보통 정육점과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는데, 일반 음식점들은 고기 1인분마다 인건비 같은 부대 비용이 포함되지만 한우마을들은 최초의 이용료만 받아 값이 싸지는 원리다.
최근 서울에서는 이 같은 방식의 한집 안 정육점'음식점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 종업원을 최소화해 인건비를 줄이는 저가 셀프 한우 음식점이 바로 그것이다.
대구에도 최근 이런 방식의 정육점'음식점이 속속 탄생하는 추세. 대구축산농협이 직영하는 달성군 다사읍 서재2리 '팔공상강한우프라자'가 대표 주자다. 152개 좌석을 갖춘 이곳은 종업원 수를 일반 음식점의 반으로 줄여 인건비를 최소화했다. 이곳에서는 다리'목심'양지'사태'설도'등심'갈비살을 부위별 또는 품질에 따라 100g 기준으로 4천500원~1만1천원에 판매하고, 이곳에서 고기를 먹을 때는 최초 이용료 3천원만 내면 된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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