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야합…특정인 내정…" 한나라 공천 시끌시끌

입력 2008-03-05 10:19:43

한나라당의 대구경북 공천자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지역 곳곳에서 공천 후유증이 불거지고 있다. 공천심사 탈락자 등을 중심으로 밀실야합공천, 특정인 공천설, 공천 들러리론 등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것.

4일 한나라당이 대구경북의 공천자를 2, 3배수로 압축하자 대구의 한 선거구 공천탈락자 측은 '엉터리 공천자 압축'이라며 공천심사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공천탈락자 측은 "압축자 명단에 포함된 한 인사는 서울에서만 생활하다가 한나라당이 공천 심사에 들어간 지 한참 뒤에야 지역에 나타나 예비후보 등록만 하고 얼굴 알리기는 하지도 않았다"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압축 후보 명단에 포함됐는지 이해할 수 없고, 공천 잣대인 여론조사 결과도 더욱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4일 오후에는 의성의 한 주민이 매일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와 "대구의 한 공천 신청자가 의성으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커지고 있다"며 사실 여부를 물어왔다.

이 주민은 "의성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 의성 사람은 아니다. 한나라당의 계파 안배에 떠밀려 의성과는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 공천을 받을 경우 밀실 공천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영양·영덕·봉화·울진 선거구의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귀영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 민심에 반하는 전략공천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한나라당이 공정성을 잃고 지역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특정인물을 전략공천하려 한다. 민의를 고려하지 않은 특정인 공천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대구 달서을에 공천신청을 했다 탈락한 이철우 변호사는 "전문성, 도덕성, 당성에다 지역 인지도 등 공천기준을 두루 갖췄는데도 지역 연고나 인지도가 훨씬 떨어진 사람들을 압축 후보에 포함시켰다"며 "한나라당 공천은 계파 간 힘겨루기에 불과하고 후보의 자질과 능력, 지역 민심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줄 대는 정치인은 살아남고 민의는 푸대접하는 한나라당 공천 자체가 개혁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대구경북 공천자들에게서 지역민들이 공천작업의 투명성, 공정성을 읽을 수 없을 경우 심각한 공천 후유증으로 총선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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