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대표 '공심위 활동 경고' 왜?

입력 2008-03-04 10:20:43

親李 독주 경고

"지금까지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해왔는데 노파심에서 공천심사위원회에 대해 말씀을 좀 드리겠다."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공천심사위원회에 대해 강력한 경고장을 빼들었다.

강 대표는 "들리기로는 일부 의원들 중에는 호불호(好不好)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나치게 계파적 시각에서만 공천심사에 임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지적하고 "그렇다면 그것은 큰일이다. 그런 취지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냄새가 짙게 나는 분들이 있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공심위원들이 공천심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간다는 보장이 없다"며 "도저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공천심사위원도 최고위원회의 의결에 의해서 교체할 수도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에 정몽준 최고위원도 계파공천양상을 비판하는 등 강 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이날 강 대표와 정 최고위원이 공천심사위원 교체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서면서 공천심사위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 복선이 깔린 것이었다. 전날 '친이'성향의 L의원이 공천심사가 끝나지도 않은 경기 안양 동안갑에서 '친박'계 송영선 의원이 탈락했다고 브리핑하는 바람에 송 의원이 항의하는 등의 소동이 벌어진 사건이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친이계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게 당내의 일치된 분석이었다. 또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 포진하고 있는 강재섭 사람들에 대한 지원사격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대표로서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 공심위를 압박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이날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영남권에 대한 2차 공천심사 일정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강 대표가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당 대표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히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강 대표는 대구지역 공천구도에 대한 복안을 마련, 경제마인드를 갖춘 외부인사 접촉에 나서는 등 전략공천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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