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낙동강 페놀 유입은 예고된 人災였다

입력 2008-03-03 11:15:30

250만 대구시민의 상수원인 낙동강에서 페놀 사고가 또 터졌다. 3일 오전 6시30분쯤 대구 매곡취수장에서 불과 22km 떨어져있는 낙동강 왜관대교에서 음용수 기준(0.005ppm)의 페놀 성분이 검출됐다. 페놀은 2일 오전 5시 50분 구미광역취수장 상류 1km 지점에서 처음 발견됐다. 음용수 기준을 2배나 넘어섰고 오전 8시30분에는 기준치의 8배까지 검출됐다.

페놀 유출은 예고돼 있었다. 1일 오전 3시10분쯤 코오롱유화 김천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불이 나 16명의 사상자를 냈다. 낙동강에서 페놀이 검출되기 26시간 전이다. 이 공장은 페놀을 원료로 생리대나 전자제품 중간재를 생산해 전국에 공급한다. 낙동강 지류 대광천 부근에 위치해 있고 페놀이 처음 검출된 구미광역취수장과는 33km 떨어져 있다.

이 공장은 17년 전 낙동강 페놀유출 사건 당시 두산전자가 주범으로 밝혀지기까지 1차 혐의를 받았던 곳 중 하나다. 이 사건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환경 관련 기관들은 환경오염원 배출 우려가 있는 기업들을 집중 관리해왔다. 그런데 이날 폭발 사고 이전에는 물론 이후에도 페놀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불을 끄는 과정에서 페놀이 소방수에 섞여 누출됐을 것으로 환경관련 기관들은 추측한다. 그렇다면 낙동강 합류지점으로 흘러 들기 전에 초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일단 페놀이 대구시 상수원인 매곡취수장까지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대구시는 취수장 상류에서 기준치 아래라도 페놀이 검출되면 취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철저한 대책을 세워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할 것이다. 이 기회에 낙동강 수계의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다른 공장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점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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