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공천에 목을 매는 사람은 당사자만이 아니다. 국회 보좌진들도 자신들이 모시는 의원만큼이나 공천에 관심이 높다. 현재 국회의원 한명에게는 4급 2명, 5·6·7·9급 1명, 인턴 2명 등 총 8명의 보좌진이 있다. 국회의원의 국회 재입성 여부에 따라 이들의 운명은 달라진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광원 의원실의 이희진 보좌관은 "딱 2년만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좌진은 별정직이어서 근무기간이 20년을 넘어야 공무원 연금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이 보좌관은 17대 회기를 마치면 근무연수가 18년7개월이 돼 20년을 못 채운다. 1년5개월 때문에 평생 받을 수 있는 연금이 날아갈 판이다. "김 의원의 거취에 따라 자신의 진로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18년의 근무 시간은 여전히 아쉽다.
청와대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의 장영철 비서관은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됐다. 대구 토박이인 장 비서관은 이 의원의 중·남구 출마 준비차 대구에 수개월간 상주했지만 끝내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할 일이 없어진 것. 그는 다른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가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들 이외에 현재 공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현역의원의 보좌진들은 기자들을 만나면 예외없이 "우리 영감(국회의원) 공천 받겠느냐"는 질문을 퍼 붙는다. 특히 공천에 자신 없어 하는 의원들일 수록 보좌진들의 질문은 더 많아진다. 김석준 의원실의 권혁식 보좌관이 달서구 통폐합 반대 논리를 밤새워가면서 만든 것도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의원 보좌진은 자신이 '모시는' 의원이 공천을 못 받아도 앞으로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높아진 당 지지도, 여당 프리미엄 등으로 한나라당 의석 수가 현재보다 더 많아 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좌진들의 수요는 더 늘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7급을 한 명 더 늘이고, 현행 4급 2명 중 1명은 3급으로 승격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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