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아우르는 푸근함…한번 오면 단골돼요"
대구 중구 반월당과 대구역을 잇는 중앙로. 이 도로를 경계로 동·서쪽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르다. 옷 가게와 휴대전화기 대리점들이 몰린 동쪽이 젊은층이 점유하는 공간이라면 다방과 음식점, 한약방 등이 집중된 서쪽은 어르신들의 휴식처다. 중앙로를 경계로 세대간 문화 단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법칙에도 반드시 예외가 있는 법. 중앙로 동편인 덕산동 덕산빌딩 뒷편에 있는 '풀하우스'는 세대간 문화 단절에서 멀찍이 비켜나 있는 곳. 20대부터 70대까지 함께 찾는 세대 간 어우러짐과 소통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1991년 문을 열어 올해 17년째되는 이곳은 언제나 주인 박청강(66·여)씨가 손님을 맞아 포근하고 편안하다. 중구 교동 동아백화점 인근 등지에서 '늘봄 Ⅰ,Ⅱ'를 경영했던 박 씨는 지역 경양식 업계에서 대모와 같은 존재다. '이탈리아노'란 음식점을 하기도 했다.
'풀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은 매우 다양하다. 시인이나 소설가, 화가 등 예술인들도 있고 직장인과 주부, 그리고 한때 잘 나갔던 노인들도 수두록하다. 젊은 시절을 추억하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온 주부들도 눈에 띈다. '풀하우스'의 미덕은 고향과 같은 푸근함에 있다.
손님들끼리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인사하는 모습은 정겨움을 더하고 있다. 원목과 자연석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인테리어 하는 데에만 1년 8개월이 걸릴 정도로 박 씨가 정성을 쏟았다. 1, 2층 합쳐 테이블이 100여 개. 1층에는 커피와 식사 손님들이 많고, 2층은 퇴근 후 가볍게 생맥주 한 잔을 하거나 다른 곳에서 1차를 마친 후 풀하우스의 분위기에 이끌려온 손님들이 주로 찾는다.
정겨운 분위기와 더불어 '풀하우스'는 튼실한 음식 재료와 정갈한 맛,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1, 2만원대인 피자 경우 즉석에서 만들어 오픈에 구워내고, 육질이 뛰어난 스테이크는 2만원으로 다른 곳보다 싸다. 오븐스파게티도 바로 만들어내 그 맛이 일품이다.
홀 가득히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클래식 음악과 올드 팝, 칸초네 등도 손님들을 추억에 젖게 만든다. 박 대표는 "풀하우스란 가게의 이름은 이 곳을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계속 남을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했다. 053)424-2210.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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